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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에 구멍 ‘숭숭’ 골다공증, 이런 사람 위험하다

중앙일보

입력

마르거나 류마티스 관절염을 앓은 사람, 지나치게 술·커피를 많이 마시거나 항응고제(혈액이 응고되는 것을 막는 약)를 오랫동안 복용한 사람….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골다공증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뼈 조직에 구멍이 많이 생긴 상태를 말하는 골다공증은 반드시 폐경 이후의 여성에게만 생기는 게 아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검사와 치료에 대한 인식이 아직 낮다”고 입을 모은다.

5년새 환자 18.4%↑..증상 없어 방치 많아 #나이 적어도 저체중?가족력 있으면 주의해야

2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4년 82만700명이던 골다공증 환자는 지난해 97만2196명으로 늘었다. 최근 5년 새 18.4%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남성(5만8270명)보다 여성(91만3926명)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다. 골다공증은 골량이나 골밀도가 줄면서 뼈가 쉽게 부러지는 위험한 상태를 말한다. 외관상으로만 멀쩡한 부실 공사 건물과 마찬가지라 보면 된다. 그러나 골절이 발생하기 전까지는 특별한 증상이 없어 방치하는 경우가 수두룩하다.

[사진 pixabay]

[사진 pixabay]

독신·젊은 여성일수록 검사받을 확률↓

대한골대사학회에서 우리나라 전국 50~70대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독신이며 ▶연령이 젊을수록 ▶골다공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수록 골다공증 검사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정호연 대한골대사학회 이사장(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은 “골다공증 질환 자체에 대한 인지도는 높아지고 있지만, 딱히 증상이 없기 때문에 내가 골다공증일 것이란 생각을 하기 쉽지 않아 검사와 치료에 관한 인식이 매우 낮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골다공증 뼈의 단면을 확대해 보면 구멍이 많고 커서 앙상한 나뭇가지 모양이다. [중앙포토]

골다공증 뼈의 단면을 확대해 보면 구멍이 많고 커서 앙상한 나뭇가지 모양이다. [중앙포토]

골절되면 심각한 장애 초래

골다공증이 심하면 길에서 미끄러져 넘어지거나 기침만 해도 뼈에 금이 가고 부러질 수 있다. 주로 손목, 척추, 대퇴부의 고관절 부위에서 잘 발생한다. 골다공증이 심하면 수술을 해도 뼈가 잘 붙지 않아 심각한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한다. 고관절 골절은 노인에서 잘 발생한다. 동반된 질병이나 입원 후 합병증, 수술적의 위험 때문에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음주‧흡연‧운동하지 않는데..실내에만 있어도 위험

50대를 넘긴 폐경 이후의 여성이라면 골다공증 검사가 필수다. 이들에게서 골다공증 발생률이 높은 건 폐경 뒤 급속한 골밀도감소와 연관이 크다. 통상 20~30대까지 골밀도가 최대로 높고 30대 이후부터 차츰 뼈의 양이 감소하는데 폐경 이후 뼈 건강과 연관이 있는 에스트로겐이 줄면서 골밀도 감소 속도가 더 가팔라진다. 남성은 노화로 인해 칼슘 섭취가 적어지고 골밀도가 감소하면서 위험에 노출된다.

정호연 교수는 “우리나라는 폐경 여성의 약 30%가 골다공증에 해당한다. 일찍 폐경이 된 여성이나 65세 이상인 여성은 골다공증 검사를 해봐야 한다”며 “국가건강검진사업의 골다공증 검사 대상 연령이 만 54세 여성으로 확대됐다. 이를 적극 활용하면 좋다”고 말했다.

체질량지수(BMI)가 19 미만인 저체중 상태도 폐경 이후처럼 에스트로겐 수치를 낮출 수 있어 골다공증의 위험 요인이 된다. 부모가 심한 골다공증을 앓았다면 또한 주의해야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 전립선암 또는 유방암, 당뇨병, 만성 콩팥병, 갑상선 질환(갑상선기능항진증, 부갑상선기능항진증), 조기 폐경, 무월경, 난소 제거 등의 질환은 골다공증 뿐 아니라 골절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는 이차성 골다공증의 원인이 된다.

음주‧흡연‧운동하지 않고 실내에만 있어도 골다공증 주의

생활습관이 좋지 않아도 위험하다. 음주와 흡연을 하면 주의해야 한다. 알코올은 직접 골아세포에 작용해 뼈의 생성을 억제하고 소장에서 칼슘의 흡수를 저해해서다. 니코틴은 에스트로겐 분비를 감소시키고 난소 기능을 퇴화시켜 폐경 연령을 빠르게 한다. 집 안에만 있으면서 햇볕을 쬐지 못하고, 신체 활동이 30분 이내로 적으면 칼슘 흡수에 필수인 비타민D를 생성하지 못하며 뼈와 근육이 손실돼 위험군에 속할 수 있다.

골다공증은 골절과 같은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질병이지만 사전 검사를 통해 충분히 예방과 치료가 가능하다. 정 교수는 “전혀 증상이 없어도 50세 이상 폐경 여성과 같이 골다공증 위험군에 속한다면 정기적으로 골다공증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며 “검사와 함께 운동과 칼슘, 비타민D 등 영양 섭취를 고르게 하면 노년기를 건강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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