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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절반 '조혈모세포' 기증 괜찮다지만…"두렵다" 거부감도 여전

중앙일보

입력

지난 9월 한 시민이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 등록을 위해 채혈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9월 한 시민이 조혈모세포 기증 희망 등록을 위해 채혈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 2명 중 1명은 백혈병 환자 등을 위한 '조혈모세포' 기증에 나설 생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막연한 두려움에 따른 기증 거부감도 여전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 8월 전국 성인 남녀 1000명과 임산부 200명을 대상으로 한 조혈모세포ㆍ제대혈 기증 인식 조사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조혈모세포는 정상인 혈액에 약 1% 정도 존재하는 줄기세포, 제대혈은 산모가 아이를 분만할 때 나오는 탯줄ㆍ태반 속 혈액을 말한다.

백혈병·혈액암 환자에겐 조혈모세포 절실 #기증 의사 없는 이유 41% '막연한 두려움' #4500명 대기하지만 이식은 800여건 불과

조사 대상의 66.6%는 조혈모세포 기증이 어떤 건지 알고 있었다. 또한 53.1%는 기증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조혈모세포를 기증할 생각이 없는 이유로는 '막연한 두려움'이 40.9%로 가장 많았다. 과거 조혈모세포 기증이 대부분 골수로 이뤄졌기 때문에 '골수기증' 이미지에 대한 거부감으로 선뜻 기증에 나서기 어려운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에는 조혈모세포 채취가 골수뿐 아니라 헌혈과 비슷한 '말초혈'이나 임산부의 제대혈로도 가능하다.

산모로부터 조혈모세포를 얻을 수 있는 제대혈 기증도 10명 중 6명(59.7%)이 인지하고 있었다. 응답자 절반(50.5%)은 제대혈을 기증할 생각이 있다고도 밝혔다. 특히 제대혈의 당사자인 임산부는 상대적으로 기증에 더 적극적이었다. 이들의 64.1%는 제대혈 기증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건강한 조혈모세포 기증은 백혈병, 혈액암 같은 난치성 혈액질환 환자들에게 절실하다. 조혈모세포 이식을 기다리고 있는 환자는 지난해 기준 4497명에 달한다. 2014년엔 2761명이었지만 해마다 꾸준히 늘고 있다. 34만명 넘게 기증 의사를 밝히긴 했지만, 실제 이식으로 이어진 사례는 832건(지난해)에 그쳤다. 환자와 기증자의 유전자형(HLA)이 일치해야 조혈모세포 이식이 가능하기 때문에 더 많은 기증자의 참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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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증을 희망하는 사람은 조혈모세포 기증 등록기관에서 신청할 수 있다. ▶대한적십자사(☏080-722-7575) ▶생명나눔실천본부(☏070-8667-7694) ▶한국조혈모세포은행협회(☏02-737-5533) ▶가톨릭조혈모세포은행(☏02-532-6517) ▶한마음한몸운동본부(☏02-727-2268) 등이다. 유전자형 일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혈액 채취 후 기증 희망을 등록하는 식이다. 만약 유전자형이 맞는 환자가 나타나면 최종 기증 의사를 확인하고 이식에 들어간다. 이 과정에서 기증자가 부담해야 할 돈은 없다.

김기철 질병관리본부 장기기증지원과장은 "과거와 비교하면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한 인지도가 올라갔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심리적 두려움으로 기증을 꺼리는 거 같다. 조혈모세포 기증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대국민 홍보 등을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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