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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어 거슬러 오르는 울진 왕피천, 최우수 생태하천에 뽑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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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피천 계곡의 모습 [중앙포토]

왕피천 계곡의 모습 [중앙포토]

은어가 상류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도록 농업용 보를 개선하고 뜯어낸 울진 왕피천이 최우수 생태하천에 선정됐다.

환경부는 2019년 생태하천 복원사업 우수사례로 전국 6곳을 선정하고, 이 중 경북 울진군 왕피천을 최우수 하천에 선정했다고 25일 밝혔다.

또, 강원도 춘천시 공지천과 전북 부안군 신운천은 우수상에, 경기도 성남시 여수야탑천과 경북 문경시 모전천, 부산시 수영강 등 3곳은 장려상에 뽑혔다.

울진 왕피천 [사진 울진군청]

울진 왕피천 [사진 울진군청]

울진군 왕피천은 생태경관보호지역과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될 정도로 빼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하지만, 농업용 보로 인해 수생 생태계는 단절이 돼 있었다. 하천을 거슬러 올라가는 은어도 하류에서만 발견됐다.

이에 울진군은 2013년부터 국비와 지방비 50억원을 투입해 생태하천 복원 사업을 진행했다.
수위를 조절할 수 있는 가동보를 설치하는 등 농업용 보 10개를 개량했다. 농업용 보 1곳은 아예 철거했다.

왕피천 중구들보. 생태어도 공사 완료 후의 모습. [사진 울진군청]

왕피천 중구들보. 생태어도 공사 완료 후의 모습. [사진 울진군청]

보의 생태 어도는 새로 설치하거나, 단차를 줄여 물고기들이 쉽게 오르내릴 수 있도록 개선했다.

어도를 개량하자 이를 이용하는 생물은 12종에서 19종으로 늘어났다.
이동 통로가 마련되자 왕피천의 깃대종(Flag Species)인 은어는 왕피천 상류 지역을 거쳐 영양군 장수포천까지 거슬러 올라간 게 확인됐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은어 [중앙포토]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은어 [중앙포토]

다른 물고기도 늘어났다. 복원 사업 전에는 21종이던 어류가 한둑중개 등 25종으로, 바닥살이 동물은 49종에서 왕우렁이·물방개 등 70종으로 크게 늘었다.

포유류도 10종에서 수달·삵 등 13종으로 늘었다.

울진군청 관계자는 "왕피천이 경관은 뛰어났지만, 물속 생태계는 단절이 된 상태였는데, 복원 사업 이후 물길이 연결되면서 생물 다양성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지역주민들도 사후관리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건강한 하천으로 회복할 수 있도록 했다.

지난 3일 오후 강원 춘천시 공지천 유원지에서 시민들이 울긋불긋 물든 단풍을 즐기며 나들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오후 강원 춘천시 공지천 유원지에서 시민들이 울긋불긋 물든 단풍을 즐기며 나들이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우수상으로 선정된 춘천 공지천은 유입 지류와 공지천 유역 전체의 수질이 개선되면서 멸종위기 야생생물 II 급인 새호리기를 비롯해 I급인 수달이 출현할 정도로 생물 다양성이 증가했다.
2016년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 3ppm으로 II 등급(약간 좋음) 수질이었으나, 2018년에는 2.5ppm으로 개선됐다.

수달 [중앙포토]

수달 [중앙포토]

부안군 신운천은 콘크리트 형태의 인공수로를 자연형 하천으로 복원하고, 수변 정화습지와 수질 정화시설 가동으로 수질이 크게 개선됐다.
2016년 BOD 8.4ppm으로 V등급(나쁨)에서 2019년에는 1.5ppm으로 Ib등급(좋음)으로 개선됐다.
덕분에 다양한 어류가 서식하게 됐고,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삵과 수달이 서식하는 하천이 됐다.

삵 [뉴시스]

삵 [뉴시스]

올해 생태하천 복원사업 우수사례로 선정된 6곳의 지자체는 26일 제주에서 열리는 연찬회에서 환경부 장관상과 상금을 받게 된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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