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 파업 후 첫 주말...대입 논술 수험생, 나들이객 수송 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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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파업으로 인해 서울 구로구 구로차량기지에 열차들이 멈춰서 있다. [연합뉴스]

철도 파업으로 인해 서울 구로구 구로차량기지에 열차들이 멈춰서 있다. [연합뉴스]

 철도노조 파업 4일째이자 첫 주말인 23일 주요 기차역에서는 대입 수시면접과 논술시험을 치르기 위해 열차를 이용하려는 수험생 수송에 진땀을 흘렸다. KTX와 일반열차는 이날도 평소 대비 30~40% 가까이 운행이 줄어들었다.

오늘 50여개 대학에서 논술 고사 실시 #코레일, 열차 지연시 무료 환승 등 대책 #노사 간 물밑 접촉 외 공식 대화는 아직 #철도노조, 25일 한ㆍ아세안회의 때 집회

 코레일에 따르면 KTX 열차는 평상시와 비교해 운행률이 69% 정도에 머물렀다. 평소와 비교해 100대 넘게 운행을 멈춘 것이다. 또 새마을호는 58%, 무궁화호는 63% 정도에 그쳤다. 이 때문에 수험생은 물론 나들이객 수송에도 차질을 빚었다.

 미처 기차표를 구하지 못한 여행객들은 고속버스 등 다른 교통수단을 찾기 위해 발길을 돌려야 했다. 수도권 등 광역전철은 평소 대비 82% 정도의 운행률을 기록했다. 화물열차도 70%가량 운행이 줄어든 탓에 열차를 이용해온 기업체들의 피해도 커지고 있다.

 코레일은 열차를 이용하는 수험생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특별 대책을 시행한다. 이날 전국 50여개 대학에서 논술 고사가 치러지기 때문이다.

 정재우 코레일 차장은 "수험생이 이용하는 열차가 지연될 경우 KTX를 포함한 모든 열차에 추가 운임 없이 무료로 환승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 도착역에서 시험장까지 수험생을 긴급 수송할 수 있도록 경찰 등 유관기관과의 협조 체제도 마련했다.

철도노조 파업으로 인해 운행이 중지되는 열차를 안내하는 알림판. [연합뉴스]

철도노조 파업으로 인해 운행이 중지되는 열차를 안내하는 알림판. [연합뉴스]

 이날도 코레일 노사 간에는 실무자 선에서만 물밑접촉이 이뤄질 뿐 공식적인 협상은 진행되지 않았다. 한 철도업계 관계자는 "코레일 입장에서 노조에 달리 더 내줄 게 없는 상황이라서 대화를 재개하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의 토론 등 노·정 협상을 제안했던 철도노조는 이날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에서 열리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의 ‘현장 인력 충원, 임금피크제 폐지, 대정부 교섭 승리, 철도 파업 승리 결의대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철도노조는 전국에서 8000여명의 조합원이 상경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철도노조는 25일부터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회의장 인근에서 당일 집회를 열고 행진도 계획하고 있어 자칫 경찰과의 충돌도 우려된다.

 강갑생 교통전문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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