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 CEO는 '스파이더 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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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CEO와 영화 캐릭터를 비교해본다면. 경영전문지 '월간 CEO' 8월호는 코스닥 기업 100대 기업 직원들을 대상으로 '영화 속 주인공 캐릭터로 알아본 CEO 유형'이라는 이색 설문조사를 벌였다. 열 가지 영화 주인공에 대한 캐릭터 특성을 제시한 후 코스닥 100대 기업 직원들에게 자사 CEO에 어울리는 캐릭터 유형 등을 선정해달라고 주문한 것.

그 결과 직원들 42.6%는 자사 CEO는 '스파이더 형'이라고 답했다. 아무리 높은 건물이라도 쉽게 오르고 뛰어 넘는 스파이더맨처럼 자신만의 네트워크 등을 활용해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에서도 물러나지 않는 경영자라는 의미다. 자신의 강점을 더욱 활용해 문제를 풀어가는 전문가형 이미지로 통하는 '데어데블'를 닮았다고 한 경우가 16.4%로 나타났다. 문제가 있으면 척척 해결해내는 만능엔터테인먼트 '슈퍼맨' 유형은 11.5%였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직원들에게 도움을 주는 의리파 '배트맨' 유형과 최고 실적을 내기 위해 노력하는 실적중시 '헬보이' 유형은 각각 9.8%로 나왔다. '불가능은 없다'는 식으로 일을 무조건 밀어붙이는 '헐크' 유형과 잘못을 겸허하게 수용하고 수정해 가는 자기 성찰 유형인 '블레이드' 유형이라고 답한 경우는 한 명도 없었다.

반면 직원들은 장차 자신이 CEO가 되면 유머가 풍부한 '가제트 형' CEO가 되겠다고 응답한 비율이 21.3%로 가장 높았다. 가제트 유형은 유머를 통해 직원들을 즐겁게 해주면서 문제를 해결해내는 '펀 경영'을 실천하는 CEO에 가깝다. 한국펀경영연구소 조혁균 소장은 "요즘 기업은 직원들이 즐기면서 일을 해야 생산성이 높아진다"며 "지금은 고객만족과 함께 조직만족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에 직원들도 직장 생활 자체를 즐길 수 있길 원하는 바람이 상당수 반영된 것 같다"고 말했다. '슈퍼맨' 유형 CEO가 되고 싶다는 응답이 18.0%으로 다음이었고, 스파이더맨과 X맨 유형 CEO가 되고 싶다는 응답도 13.1%로 나타났다.

이현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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