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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연 악연' 홍준표의 돌변…"한국당 좀비, 틀린 말 없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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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18일 김세연 한국당 의원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틀린 말 하나도 없다”고 치켜세웠다. 두 사람의 ‘악연’을 생각하면 이례적이다.

자유한국당 3선 김세연 의원이 17일 오전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 뒤 국회 정론관을 나서고 있다.

자유한국당 3선 김세연 의원이 17일 오전 총선 불출마 선언 기자회견을 한 뒤 국회 정론관을 나서고 있다.

이날 홍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의원의 한국당에 대한 질타는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 특히 ‘좀비정치’라는 말은 참으로 가슴 아픈 지적”이라고 썼다. 전날 김 의원은 기자회견을 통해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한국당을 향해 “존재 자체가 역사의 민폐다. 생명력을 잃은 좀비같은 존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홍 전 대표는 한국당을 향해 “튼튼한 동아리 줄에 매달려 있다고 착각하지만, 그게 썩은 새끼줄로 판명될 날도 머지 않았다”며“그런데 아직도 집단적으로 안개 속에서 미몽으로부터 깨어나지 못하는 건 관성의 탓이고, 기득권을 버리지 못한 탓”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에 대해선 “앞에 더 큰 길이 있을 것”이라며 “큰 결단을 내려줘서 고맙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덕담과 칭찬이었지만, 사실 홍 전 대표와 김 의원은 ‘악연’에 가까웠다. 김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새누리당을 탈당, 바른정당 창당에 참여해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을 지냈다. 당시 김 의원은 한국당의 대선 후보였던 홍 전 대표를 향해 “보수를 망치고 정당을 망치고 정치를 망친다”고 비판했다. 대선 직후엔 한국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홍 전 대표에게 “험한 꼴 그만 보고 주저앉은 호랑이 등에서 내려오라”고 했다.

2018년엔 공수가 바뀌었다. 지난 해 초 한국당에 복당 신청을 한 김 의원에 대해 홍 전 대표가 “재산이 너무 많아서 답답하다. 그 분이 들어오면 우리 당 국회의원들의 평균 재산이 10억 씩 더 올라간다”고 공격했다.

다만 이날 홍 전 대표가 “좀비 정치”라는 김 의원의 발언에 화답한 걸 두고, 당 일각에선 “왜 본인은 용퇴나 험지출마를 하지 않느냐. 유체이탈 화법”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홍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내 나라에 대한 마지막 충정으로 초심으로 돌아가 평당원의 신분으로 마지막 정치를 재개하려 한다”고 썼다. 앞서 홍 전 대표는 “난 24년간 당에 무한 헌신했다. 내 거취를 두고 당에서 왈가왈부하지 마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험지출마론을 일축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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