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현지시간) 레바논에서 열린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H조 예선 4차전에서 0대 0 무승부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지난 10월 15일 평양에서 열린 북한과의 경기 이후 연속 무승부였다. 또한 두 경기 연속 무관중 경기였다. 북한도 레바논도 당초 원정팬들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 치러질 것으로 예상하였지만, 두 경기 모두 관중 없이 열렸다.
[서소문사진관]
경기가 열린 시각 레바논은 어땠을까? 아래는 14일 외신이 전송한 사진들이다.
레바논은 지난달부터 전국에 걸쳐 반정부 시위에 의한 혼란이 확산되고 있다. 반정부 시위의 원인은 GDP의 150%에 달하는 국가채무, 높은 실업률, 반복되는 정전 등 날로 심각해지는 경제난과 부정부패다. 사드 하리리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이후에도 사태 해결은 되지 않고 있다. 반정부 시위가 이어지자 군경이 실탄까지 사용, 수백명이 숨지거나 다쳤다. 시민들은 개헌과 대통령 직선제를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열린 레바논과의 축구경기라 베이루트의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은 경찰이 배치됐다. 승부를 가리기 위한 긴장보다는 레바논의 불안정한 정치 상황에 따른 예측하지 못한 상황이 발생할까 더 두려웠다. 이날 한국 축구대표팀은 무승부로 인해 승점 1점을 획득했지만, 경기결과에 상관없이 큰 불상사 없이 경기를 마친 것이 다행이다. 북한전 같이 몸싸움도 없었다.
한편 한국이 속한 H조는 이날 두 경기 결과에 따라 한국(승점 8, 골득실 +10), 레바논(승점 7, 골득실 +2), 북한(승점 7,골득실 +1), 투르크메니스탄(승점 6,골득실 +1), 스리랑카(승점 0,골득실 -14) 순이 됐다. 북한은 이날 투르크메니스탄에 3-1로 패해 3위로 내려앉았다. 1위 한국부터 4위 투르크메니스탄까지 승점 차가 단 2점에 불과하다. 한국은 앞으로 4경기가 남았다. 다행스럽게도 이 중 3경기가 안방에서 치러진다. 더는 무관중 경기는 없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내년 3월 26일 투르크메니스탄과 홈에서 맞붙은 뒤 스리랑카로 떠나 31일 원정 경기를 치르고 이어 6월에 북한(4일), 레바논(9일)과 홈에서 경기한다.
조문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