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고령 수험생' 78세 오규월 할머니 "긴장돼 잠도 못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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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부고 앞에서 이번 시험 최고령 응시자인 오규월 할머니가 고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부고 앞에서 이번 시험 최고령 응시자인 오규월 할머니가 고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최고령 수험생은 78세 오규월 할머니로 확인됐다.

오씨는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금란고등학교 시험장에서 수능을 치르고 있다.

오씨는 이날 흰색 롱 패딩을 입고 고사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씨는 연합뉴스에 "긴장돼 어젯밤 잠도 제대로 못 이뤘다. 그동안 공부 열심히 했다"며 의지를 드러냈다.

오씨는 만학도를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일성여고에서 지난 3월부터 공부를 해왔다. 오씨는 이 학교 수험생 173명 중에서도 가장 나이가 많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부고 앞에서 이번 시험 최고령 응시자인 오규월 할머니가 고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부고 앞에서 이번 시험 최고령 응시자인 오규월 할머니가 고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씨는 학교를 다니면서 한 번도 수업을 빠진 적이 없을 만큼 열성적으로 공부했다. 오씨는 지난 11일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잠이 잘 오지 않아 학교를 그만두려고 했지만, 아들이 '좋아하는 공부를 계속해보시라'고 응원해줘서 결국 다시 돌아왔다"며 "작년 3월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뒤부터 매일 제일 앞자리에 앉아 수업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오씨는 "원래 어머니랑 같이 살려고 하다가 내가 공부를 계속하겠다고 하니까 다시 시골로 내려가셨는데 내 욕심만 차리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자꾸 든다"며 "수능이 끝나면 어머니와 함께 손주들도 봐주면서 좋아하는 영어와 성경 공부 등을 이어가고 싶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수능 최고령 응시자였던 박선민 할머니(82)는 올해 대구 수성대에 입학했다. 입학식에서 박 할머니는 학생 대표로 선서하고, 특별 장학금도 받았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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