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경기고 선후배 설전…손학규 “꾸짖은 것” 황교안측 “화났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손학규

손학규

11일 정치권에선 전날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5당 대표들 간 청와대 만찬 회동의 여진(餘震)이 이어졌다. 이런저런 뒷얘기가 흘러나오면서다.

청와대서 선거법 놓고 고성 오가 #손 “동네 막걸리집에 손님 없어 #한병 3000원도 부담돼 편의점 가”

우선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사이에 벌어진 ‘고성 논란’이다.

만찬에서 황 대표가 “선거법 개정에서 우리는 배제되고 논의가 됐다.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하자 손 대표가 “한국당이 논의하지 않은 것”이라고 반박했다고 한다. 이에 황 대표는 “선거법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기 전, 한국당이 의원 정수를 축소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냈다”고 재반박했고, 다시 손 대표가 “그것도 법안이라고 내놨냐”고 쏘아붙였다고 한다.

관련기사

그러자 한국당을 제외한 4당 대표들이 지난해 11월 여야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과 만나 ‘여야정국정상설협의체 합의문’을 발표하면서 “대표성과 비례성을 확대하는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 노력한다”고 합의한 사실을 거론했고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그렇게 어깃장만 놓지 말고 대표끼리 모인 자리에서 당장 협상하자”고 황 대표를 압박했다고 한다.

“당 대표가 끼어들면 혼선을 부를 수 있다”는 황 대표의 말에 손 대표가 “인생 선배이자 정치 선배로서 말하는데 그렇게 정치 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황 대표가 “그렇게라니요, 무슨 말씀이냐”고 맞받아치면서 고성이 오갔다고 한다. 이때 “문 대통령이 뜯어말렸다”(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것이다.

경기고 11년 위인 손 대표(61회)는 11일 “한 마디로 좀 꾸짖었다”고 주장했다. “잘 듣고 있다가 ‘정치를 그렇게 하는 게 아니다. 나라 생각 좀 해달라’고 했더니 황 대표가 언성을 높이면서 저도 덩달아 높아진 것”이라고 하면서다.

이에 비해 황 대표 측 김도읍 비서실장은 “손 대표가 선거법 논의 과정에서 우리 당이 협의하지 않았다는 말씀을 하셨고,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손 대표가 ‘그것도 법이라고 내놓았냐’고 했다고 했기 때문에 황 대표가 화가 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손 대표는 경제 상황 및 외교 현안과 관련해 문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했다고 한다.

손 대표는 “오늘(10일) 아침에 북한산에 다녀오다가 동네 막걸리집에 들렀는데 사람이 통 없어서 이유를 물어보니 주인 말씀이 ‘요즘 사람들이 여긴 막걸리 3000원인데, 편의점에선 1300원이라서 그쪽으로 간다. 여긴 빈대떡이 1만5000원인데 저긴 1000원, 2000원 안주가 있어 그렇다. 그만큼 주머니가 비어있다’고 하더라” 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인사동 밥집에 가면 문을 닫는 곳이 많고, 어떤 집은 아주머니가 둘이서 20여년을 일했는데, (경기 악화로) 한 명을 내보내니 서비스가 떨어지고 손님들도 줄고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라고도 덧붙였다.

손 대표는 이어 문 대통령에게 “시장이 잘 돌아가야 하는데 기업이 정부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해달라”라며 “대통령이 경제장관 회의하는데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없이 한다. 부총리가 아무 쓸모가 없는 거냐”라고 쓴소리도 던졌다고 한다.  손 대표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문 대통령이 표정은 웃고 있었지만 속으로 기분이 나빴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성운·김준영 기자 pirat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