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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는 3대를 넘기기 힘들다? 금은방 손자의 성공 스토리

중앙일보

입력

부자는 3대를 넘기기 힘들다?

옛말에 부자는 3대를 넘기기 힘들다고 하던데··· 그런 속설을 뒤집을 만한 인물이 홍콩에서 탄생했다. 지난달 중국 대륙에 138억 위안(2조 3000억원)이라는 대규모 자금을 쏟아부으며 재계의 화두가 된 인물이 있다. 2012년 포춘이 선정한 '40세 이하 스타 기업인 40명' 중 유일한 홍콩인으로 이름을 올린 홍콩 재벌 3세 정즈강(애드리언 청,鄭志剛).

정즈강 [출처 바이자하오]

정즈강 [출처 바이자하오]

그는 중국 최대 보석 판매기업인 저우다푸(CHOW TAI FOOK, 周大福)의 창업자 정위퉁(청위퉁,鄭裕彤)의 손자다. 그의 과감한 비즈니스 감각과 능력은 중국의 다른 재벌 2,3세와 비교되는 행보로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다.

내 몸에는 사업가의 피가 흐른다 

저우다푸 창립자 정위퉁의 별명은 샤크(Shark). 정즈강의 사업 능력은 그의 조부인 정위퉁을 빼놓고 말할 수 없다.

정위퉁은 광둥 순덕(廣東順德)인으로 저우다푸 창시자인 저우즈위안(周誌元)의 금은방에서 일을 도왔다. 그의 기민한 비즈니스 감각을 알아 본 저우즈위안이 자신의 딸과 결혼을 중용했고, 그 결과는 정확했다. 작은 금방에 불과했던 저우다푸는 정위퉁의 손을 거치며 현재 중국, 홍콩, 한국 등에 2000개가 넘는 점포를 보유한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정위퉁 [출처 바이두백과]

정위퉁 [출처 바이두백과]

저우다푸의 성장 말고도 정위퉁이 과감한 활약은 이어졌다.1970년에 창립한 부동산 개발기업 신스지(新世界,뉴월드)발전유한공사는 설립 2년만에 상장에 성공했고, 상장 후 그는 1억 3000만 홍콩달러(약 201억 60만원)를 들여 태고양행(太古洋行, 스와이어 그룹) 부지를 사들였다. 이는, 당시 홍콩 카오룽 부동산 거래 사상 최고가의 기록으로 남을 정도였다.

1984년 18억 홍콩달러(약 2783억원)를 투자해 홍콩 컨벤션 센터를 건설한다. 이 무렵부터 신스지발전그룹의 명성이 자자해지기 시작했다. 정위퉁은 2015 포브스 홍콩 부자 순위에서 150억 달러(약 18조 1800억원)로 3위에 오르면서 명실상부한 홍콩의 4대 재벌 가문으로 우뚝선다.

홍콩 4대 재벌 궈더성, 리자청, 리샤오키, 정위퉁 (왼쪽부터). 정씨가문은 홍콩 청쿵그룹(Cheung Kong Holdings, ?江集?)의 리자청(李嘉?) 회장과 부동산 개발업체 핸더슨랜드(Henderson Land, ?基地?)의 리샤오키(李兆基),홍콩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신홍지(新?基)의 궈더성(郭得?)와 함께 홍콩 4대 재벌 가문에 속한다. [출처 바이두백과]

홍콩 4대 재벌 궈더성, 리자청, 리샤오키, 정위퉁 (왼쪽부터). 정씨가문은 홍콩 청쿵그룹(Cheung Kong Holdings, ?江集?)의 리자청(李嘉?) 회장과 부동산 개발업체 핸더슨랜드(Henderson Land, ?基地?)의 리샤오키(李兆基),홍콩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신홍지(新?基)의 궈더성(郭得?)와 함께 홍콩 4대 재벌 가문에 속한다. [출처 바이두백과]

아들을 제치고 손자가 따낸 경영권

경영권 승계를 위해 정위퉁 역시 두 아들을 염두해뒀다.1989년 정위퉁은 장남 정자춘(郑家纯)에게 경영권을 넘겼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형편없는 경영능력으로, 그가 사업을 꾸린 지 1년이 채 되기도 전에 신스지그룹은 자금난에 빠졌다.

가수 광메이윈(?美云) [출처 바이두백과]

가수 광메이윈(?美云) [출처 바이두백과]

배우 란제잉(??瑛) [출처 바이두백과]

배우 란제잉(??瑛) [출처 바이두백과]

차남 정자청(郑家成)은 더 가관이었다. 그는 '바람둥이'로 유명했다. 스타들과의 염문설이 끊이지 않았다. 홍콩 미녀 가수 광메이윈(邝美云), 배우 란제잉(蓝洁瑛)등과 염문설이 있었는데 란제잉에게는 호화 대저택을 선물하기도 했다.

두 아들이 경영자로서 소임을 다하지 못하자 정위퉁이 다시 나섰고, 큰 아들 정자춘이 1980년에 낳은 손주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의 이름은 정즈강. 그는 조부의 기대치에 어긋나지 않는 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하버드대 졸업 후 일본 교토의 스탠포드 연구센터에서 1년간 유학을 했다. 대학 졸업 후 정즈강은 해외에서 3년 정도 실무 경험을 쌓기도 했다. 그는 2007년에 돌아와 신스지 상무이사를 맡게 된다.

정즈강은 예술, 인문, 자연의 일체화를 컨셉으로 한 복합 아트 쇼핑몰 K11을 열어 사업가로서의 가능성을 인정받기도 했다. K11은 '가장 있어 보이고 품격있는 쇼핑센터'로 평가됐다. 2013년 K11가 상하이에 개장하면서 단숨에 지역 랜드마크로 떠올랐다.

상하이 K11 [출처 바이두백과]

상하이 K11 [출처 바이두백과]

참신한 시도로 그 능력을 인정받은 정즈강이 2015년 신스지의 부회장로 승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조부 정위퉁이 2016년 91세의 나이로 사망한다. 설상가상으로 아버지 정자춘 회장은 뇌졸중으로 입원하게 된다. 정즈강은 위기 속에서 중책을 떠맡게 된다.

3대 금수저, 비즈니스계의 떠오르는 샛별  

갑작스레 가업을 이어받게 된 정즈강. 그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선은 불안과 의구심이 가득했다. 하지만 현재 그런 부정적인 시각은 걷어내고 노련한 비즈니스 감각과 조부를 닮은 거침없는 사업가 면모가 발휘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다른 재벌 2,3세들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홍콩 왕쓰총으로 불리는 중페이성(钟培生)이 e스포츠 왕국을 만든다며 고작 3억 위안을 투자한다거나, 홍콩 부호 리자청이 장남 리저쥐(李澤鉅)에게 든든한 돈줄로서 떠먹여준 영국 펍 인수 사업... 등을 비교하면 그가 왜 비즈니스계의 떠오르는 샛별이라고 평가받는 지 더욱 납득이 간다.

정즈강의 행보는 과감하다. 신스지는 지난 7월 43억 홍콩달러를 투자해 닝보물산의 51% 지분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같은 달 신스지는 또 108억 홍콩 달러(1조 6698억원)를 들여 항저우의 망강 지부를 확보했다. 이어 지난달에도 신스지는 151억 홍콩달러(약2조 3000억원) 를 중국 대륙에 투자했다.

이전 저우다푸 광고 [출처 소후닷컴]

이전 저우다푸 광고 [출처 소후닷컴]

저우다푸에도 새로운 변화가 느껴지고 있다.

자오리잉을 모델로 내세운 광고 [출처 소후닷컴]

자오리잉을 모델로 내세운 광고 [출처 소후닷컴]

이전 저우다푸는 차이사오펀(蔡少芬), 장쯔이 등 당대 톱스타들을 브랜드 모델로 삼았고, 홈페이지도 우아하고 품격있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최근 저우다푸는 더욱 대중적이고 경쾌한 시도로 방향을 틀기 시작했다. 90허우 스타  자오리잉(赵丽颖), 왕카이(王凱)를 브랜드 모델로 발탁했고, 고궁과 콜라보 마케팅을 진행하며 젊은이들과의 거리를 좁혔다.

과감한 시도, 새로운 변화를 택한 그의 경영 성적표는 어떨까?

2018년 저우다푸의 연간 재무상태는 순항중이다. 순이익이 45억 홍콩 달러(약 6,667억 2000만원)로 동기대비 11.77%가 증가하며 순이익이 동기대비 상승을 실현한 한 해였다. 정즈강이 2016년 막 부임하기 직전 저우다푸의 순이익은 2014년 상반기부터 연속 5분기째 동기대비 하락하고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꽤 의미있는 성과다.

신스지 역시 호조를 띄고 있다. 2019년 회계년도 상반기 종합소득은 493억 홍콩달러(약 6조 6500억원)로 76%나 상승했다.

한국도 재벌 3,4세 시대가 본격화됐다. 정즈강 만큼이나 냉철하고 미래지향적인 한국의 새로운 재벌 시대가 펼쳐질 것인가?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할 시험대에 오른 그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차이나랩 이은령

[출처 네이버중국]

[출처 네이버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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