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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로 극단주의 전파···IS수장 알바그다디 유산이 남아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무장 테러 단체 이슬람국가(IS)의 수괴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가 미군의 공격에 사망하면서 중동 정세와 테러 단체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NS 홍보·지령에 능한 테러 조직 #인터넷으로 극단주의 교리 설파 #폭발물 사용법도 동영상으로 유포 #당장 세력 약화해도 부활 가능성

IS의 핵심부에 대한 연구와 보도는 매우 적어 후계자를 예상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슬람국가'(IS) 최고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 [AP=연합뉴스]

'이슬람국가'(IS) 최고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 [AP=연합뉴스]

다만 IS의 홍보 매체인 알아마크는 올해 8월 알바그다디가 압둘라 카르다시를 자신의 후계자로 지목했다고 보도했다. 터키 아나돌루 통신은 카르다시는 투르크족 출신의 이라크인으로, 이라크 북부 모술 북쪽 국경도시 탈아파르가 고향이라고 전했다. 카르다시는 2003년 미군의 이라크 내 수감 시설에 구금된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바그다디의 사망 뒤 IS가 후계를 정하고 지도부를 재정비하더라도 예전과 같은 국제 테러조직으로서 세력은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다. 근거지인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점령지를 잃은 데다 조직이 전성기를 누리던 2014∼2016년과 같이 유전지대를 장악, 다른 테러조직에 자금을 지원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현재 IS의 잔당이 이라크 서부와 시리아 동북부에서 간간이 테러를 저지르기는 하지만 한때 정규전을 방불케 한 전투를 했던 것과 비교하면 조직의 전력이 크게 위축된 셈이다.

오사마 빈 라덴(2011년 5월)이 사살된 뒤 알카에다가 동력을 잃었듯 알바그다디의 죽음은 조직의 와해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그러나 IS가 인터넷을 통해 계속 이슬람 극단주의를 유포하고 테러를 선동하는 만큼 산발적인 테러가 벌어질 위험은 남아있다. 역대 테러 조직 가운데 SNS 등 신종 매체를 이용한 홍보 활동에 가장 능했던 IS가 전 세계 곳곳에 뿌린 극단주의 사상이 쉽게 뿌리 뽑힐 것이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과거 테러범은 아프가니스탄, 예멘 등에 어렵게 잠입해 군사 훈련을 받아야 했다면, IS는 인터넷으로 폭발물 사용법과 무기 제조법 등을 담은 동영상을 유포했다. 알바그다디가 사라졌지만 그의 유산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은 셈이다.

이 때문에 당장은 세력이 약화할지라도 IS를 잇는 대형 테러조직이 부활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빈 라덴의 사망 뒤 점조직처럼 명맥을 이어간 테러 단체가 알바그다디의 등장에 힘입어 IS로 다시 태어난 것과 비슷한 패턴이 반복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종파 간 갈등이 잦은 이라크와 시리아가 IS의 소멸 이후에도 여전히 안정을 찾지 못한다는 점에서 이런 우려가 언제든지 현실이 될 가능성이 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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