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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우 방송 보기라도 했나" 野의원과 소리치며 싸운 tbs사장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1일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선 tbs 교통방송 편파성 논란이 야당 의원과 tbs 사장의 설전으로 번졌다. 국정감사에서 참고인과 야당 의원이 소리치며 싸우는 장면은 이례적이다.

이강택 tbs 사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원자력안전위원회 소관 감사 대상기관 종합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강택 tbs 사장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방송통신위원회·원자력안전위원회 소관 감사 대상기관 종합 국정감사에서 참고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20대 국회 마지막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정용기 자유한국당 의원은 tbs가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이어 최근 ‘김규리의 퐁당퐁당’, ‘아닌 밤에 주진우입니다’ 등 시사프로그램을 신설한 것과 관련, “방송법상 (tbs는) 교통 분야 편성을 60% 이상 하게 되어있다. tbs의 좌 편향 시사 프로그램은 실정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언성이 높아진 건 이 날 오후 참고인으로 참석한 이강택 tbs 사장과의 질의응답 때였다. 정용기 의원은 “tbs는 좌파 해방구다. 사장이 과거에 했던 것을 보면 답이 나온다”며 이강택 사장이 2006년 KBS PD 시절 만든 ‘신자유주의를 넘어서, 차베스의 도전’이라는 프로그램 화면을 띄었다. 고(故)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조명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정 의원이 “이 사장이 베네수엘라 독재자인 차베스를 일방 찬양했다”고 말하자, 이 사장은 바로 “당시 차베스를 일방적으로 미화하지도 않았고, 당시 신자유주의 양극화 위험을 말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계속 설명을 이어가던 이 사장은 “(프로그램엔) 차베스에 대해서 비판적인 지식인들 얘기도 다 있다”면서 “한 번도 안 보셨지 않았느냐”고 쏘아붙였다. 정 의원은 이에 “뭘 안 봤느냐. PD로서 (프로그램) 중간중간 끼어들지 않았느냐”고 했다.

이후 계속 목소리를 높이던 둘은 주진우씨가 진행하는 tbs 프로그램 편파성을 두고 언쟁을 벌이다, 결국 폭발했다. 이 사장이 “주진우씨 프로그램은 순수 음악프로그램”이라며 또 “한 번도 안 들어보셨죠. 그렇지 않습니까”라고 하면서다. 말이 끝나기 무섭게 정 의원은 국감장이 울릴 정도로 “와!”라고 내뱉은 뒤 “어디서 안 봤냐본 적 있느냐 없느냐(라고 계속 말하나)”라고 했다. 이에 질세라 이 사장도 “실제 (사실에) 근거해서 말해달라”고 크게 말했다.

결국 보다 못한 노웅래(더불어민주당) 과방위원장이 제지에 나섰다. 노 위원장은 “이강택 참고인은 답변할 때 소리 안 질러도 다 들린다. 앉으세요”라고 했다. 분을 참지 못한 정 의원은 “참고인들 답변 태도가 정말 국회를 능멸하고 국회의원들을 오히려 피감기관인 거처럼 다루고 있다”며 “‘당신 봤어 안 봤어’ 이따위 얘기를 한다. 오만방자하다”고 했다. 이후 야당은 물론 민주당에서도 “위원 질의에 대고 언성 높이면 분위기 이상해지지 않으냐. 주의해달라”(김성수 의원)는 지적이 계속 나왔다.

한편 이날 국감에선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취임 후에도 변호사 신분을 유지하며 한 진보 매체의 변론을 맡았다는 의혹과 관련, “방송법·변호사법·국가공무원법·방통위설치법·국가공무원법 위반에 해당한다”는 야권 공세도 있었다. 김 의원은 “(한 위원장을) 그대로 놔둔다면 현직 위원장으로 선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모른다. 국감 끝난 후 별도의 진상 조사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 위원장은 “변호사 휴업을 신청하는 부분에서 일부 사무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며 “해당 사건의 변호인은 선임계를 낸 법무법인 ‘정세’이며 나는 담당 변호사로 등재만 돼 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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