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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부신 액션의 '할머니 전사' 해밀턴 "터미네이터로 돌아왔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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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영화 '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 기자간담회에서 린다 해밀턴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영화 '터미네이터 다크페이트' 기자간담회에서 린다 해밀턴이 손을 흔들며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린다 캐스팅 소식을 듣고 좋아서 소리를 질렀다. 촬영 때 총 다루는 것을 보니 ‘역시 돌아왔구나’ 싶었다. 스크린상에서 뿐 아니라 60대 여배우가 어떤 강인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지 다시 정의했다고 생각한다.”(아놀드 슈왈제네거)

'다크페이트' 사라 코너로 28년 만에 귀환 #카메론 제작 참여, 슈왈제네거와 합 맞춰 #캐스팅 되자마자 몸 만들기로 탄탄 액션 #"의상 입으니 '다시 왔구나' 녹아들었다"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신작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에서 28년 만에 사라 코너 역으로 돌아온 린다 해밀턴(63). 이번 영화 홍보를 위해 내한한 주연 출연진과 팀 밀러 감독이 일제히 ‘해밀턴 찬가’를 아끼지 않았다. 21일 오전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진행된 공동 기자회견에서다. 사라 코너가 돌아온 터미네이터의 중심 인물이자 이번 영화가 1984년 시작된 시리즈의 적통을 잇는 신작이란 걸 강조하면서다.

‘다크 페이트’는 소위 ‘오리지널’로 불리는 것은 1편(1984)과 2편 심판의 날(1991)을 감독했던 제임스 카메론(캐머런)이 제작자로 복귀해 큰 관심을 끌어왔다. 카메론은 '데드풀'의 팀 밀러 감독을 연출자로 직접 낙점하기도 했다.

슈왈제네거 등 출연진 "찜질방 너무 좋아" 

이날 회견에는 해밀턴 외에 시리즈의 상징 ‘T-800’ 역의 아놀드 슈왈제네거, 미래에서 온 악당 기계인간 ‘Rev-9’ 역의 가브리엘 루나, 그리고 새로운 얼굴이자 사실상 주역인 슈퍼 솔져 ‘그레이스’ 역의 맥켄지 데이비스, 인류의 희망 ‘대니’ 역의 나탈리아 레이즈 등이 참석했다. 전날 입국한 이들은 “찜질방 경험이 너무 좋았다”고 입을 모았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배우 나탈리아 레이즈(왼쪽부터), 매켄지 데이비스, 아널드 슈워제네거, 린다 해밀턴, 가브리엘 루나, 팀 밀러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나탈리아 레이즈(왼쪽부터), 매켄지 데이비스, 아널드 슈워제네거, 린다 해밀턴, 가브리엘 루나, 팀 밀러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Q. 슈왈제네거는 지난 35년간 4편을 제외한 시리즈 전체에서 중심을 잡아왔는데, 감회는. 앞서 5편 ‘제니시스’ 내한 때 “늙어 보이지만 쓸모 있다”고 했는데 이번에도 화끈한 액션 보여줄 수 있는 비결은.

아놀드: ‘터미네이터’는 내게 기적과 같은 영화다. 이런 훌륭한 프랜차이즈에 84년에 참여하면서 전체 배우 커리어에 영향과 도움을 주었다. 후속편인 2편이 세계적으로 가장 크게 성공한 영화로 자리매김하면서 그 성공에 힘입어 배우로서 성장 가능했다. 다시한번 일할 수 있던 것은 행운이었고 특히 카메론 감독이 이번 스토리를 만들고 해밀턴도 참여했다. 과거 팀과 다시 합을 맞춘 격이다. 또 밀러 감독은 액션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분인데다, 비주얼·특수효과 분들도 훌륭했다. 좋은 영화를 갖고 다시 한국에 와서 기쁘다.
사실 난 그렇게 늙었다고 생각 안 한다. 트레이닝을 꾸준히 해왔고 촬영 몇 개월 전부터 스턴트맨, 코디네이터 등과 함께 협업하면서 액션 장면들을 반복했다. 그렇게 나이 들었다 생각 안 들고 쓸모없다고 생각 안 한다. 쓸모 있다고 본다(웃음).

Q. 감독에게 질문한다. 여성의 역할 확대해 스스로 영웅이 활동하는 서사가 인상적이다. 이렇게 확장한 이유가 있나.

밀러 감독: 여성 주인공은 터미네이터 첫편부터 중요한 역할을 해왔고 사라 코너는 2편에서 아들인 존 코너를 보호하는 역할로 더 주목받았다. 이번 작품은 2편 결말에 따라 미래가 바뀌고 그 선택에 대한 대가를 치르는 이야기다. 새로운 캐릭터가 등장해서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간 남자 주인공이 모든 걸 다 부수고 복수하는 이야기는 너무 많았다. 여성들이 그런 주인공을 하는 게 훨씬 흥미로울 것이라 생각했다. 예컨대 맥켄지 역할에선 여성이기 때문에 그 전엔 없던 시퀀스가 생겨났다. 남성이 하는 것과 여성의 다른 면, 감성적인 면이 더 많을 거라고 봤고 이런 차이를 탐구하고 만들어내는 게 재밌었다. 그 차이점을 부각시키려고 했다.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를 통해 28년 만에 시리즈물에 복귀한 린다 해밀턴. 1, 2편의 세계관을 이으면서 한층 강력해진 할머니 전사사라 코너를 연기했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를 통해 28년 만에 시리즈물에 복귀한 린다 해밀턴. 1, 2편의 세계관을 이으면서 한층 강력해진 할머니 전사사라 코너를 연기했다.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페미니즘 색채가 물씬한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의 사실상 주역인 슈퍼 솔져 ‘그레이스’ 역의 맥켄지 데이비스(왼쪽)와 인류의 희망 ‘대니’ 역의 나탈리아 레이즈.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페미니즘 색채가 물씬한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의 사실상 주역인 슈퍼 솔져 ‘그레이스’ 역의 맥켄지 데이비스(왼쪽)와 인류의 희망 ‘대니’ 역의 나탈리아 레이즈.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전작인 ‘터미네이터: 제니시스’(2015)까지 총 5편이 나왔다. 이번 ‘다크 페이트’는 성인 존 코너가 활약하는 3~5편을 건너뛰고 1, 2편의 세계관을 이어가는 식이다. 예견됐던 '심판의 날'은 피했지만 아들을 잃고 만 사라 코너가 1, 2편과 ‘다크 페이트’의 연결고리다. 이야기의 전체 중심은 멕시코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던 대니 라모스가 미래로부터 온 신형 터미네이터 Rev-9에게 쫓기고 역시 미래에서 온 슈퍼 솔져 ‘그레이스’가 사라 코너와 함께 대니를 보호한다는 내용. 미래로부터 와서 평범한 인간들과 함께 나이 드는 삶을 살아온 T-800의 활약상도 주목할 거리다.

사라 코너 연결고리로 1,2편의 세계관 확장 

Q. 나탈리아는 영문도 모르고 쫓기게 된 신세인데, 그런 캐릭터 관련해 린다로부터 조언 받았나? 이 기념비적인 시리즈에 포함되게 된 감회는.

나탈리아: 영화에서 사라가 대니에게 ‘나도 이 입장이 돼봤다. 이런 심정을 안다’고 하는데, 그래서 사라는 대니를 진정으로 도와줄 수 있었다. 배우로서 린다는 아주 친절하고 관대하게 사랑을 주고 영감이 돼줬다. 조언만이 아니라 존경하는 마음으로, 내 스스로 자발성을 발휘할 수 있게 도와줬다. 카메라가 있건 없건 행동을 통해 모범을 보여줬다. 배우만으로 뿐 아니라 훌륭한 인간이라는 것이 이런 거다 싶었다. 대사 하나하나 인상적인 분이었다.

이날 회견의 스포트라이트는 린다 해밀턴에게 쏟아졌다. 2편 이후 시리즈에서 사라졌던 그는 카메론의 제안을 수락한 뒤 바로 몸 만들기에 열중한 것으로 알려진다. 제작진에 따르면 해밀턴은 하루 세 번씩 지방 연소와 근육 생성에 집중하는 운동을 하는 동시에 군사 캠프를 찾아 훈련하기도 했다. 그를 지도한 군사 전문가 잭 네빌스는 "진정한 프로이고 모든 것을 빨리 배운다. 그녀를 훈련시키는 것이 정말 즐거웠다"고 털어놨다.

'터미네이터2'에서 린다 해밀턴. [중앙포토]

'터미네이터2'에서 린다 해밀턴. [중앙포토]

Q. 린다의 멋있는 모습 반갑다. 영화 세트장에서 28년 만에 아놀드와 만난 소감이 어땠나.  

린다: 정말 대단한 순간이었다. 사실 사라 코너와 T-800으로 만날 당시엔 돈독한 관계였지만 아놀드가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되고 바빴는데(웃음) 오랜만에 만나 반가왔다. 코스튬(의상)을 입고 만났을 때 굉장히 자연스러웠고 그 순간 캐럭터와 영화로 몰입할 수 있었다. ‘정말 다시 왔구나’ 하며 녹아들었다. 촬영 기간 동안 재미있고 기쁘게 참여할 수 있었다.

아놀드: 내게는 천국과 마찬가지였다. 카메론이 ‘해밀턴이 복귀한다’ 했을 때 소리를 질렀다. 한치 의심없이 이번 작품에서 가장 큰 부담은 해밀턴에게 있었을 거다. 본인이 2편에서 그 기준을 너무 높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멋있고 강인한 걸 연기한 배우가 해밀턴만한 분이 없었다. 푸시업, 달리기, 점프, 스턴트 등 모든 걸 직접 해냈던 분이다. 당연히 많은 부담을 느꼈을테고 60세가 넘었으니 트레이닝이 쉽지 않았을텐데도, 첫날 액션할 때 보니 움직이는 것, 총 다루는 것 보니 ‘역시 돌아왔구나’ 싶었다.“

밀러 감독: 영화 프로세스에서 상상하면서도 잘 나올까 의심되는 부분이 있다. 나와봐야 아는 건데 예컨대 린다와 맥켄지 장면이다. 그런데 린다의 비주얼이 정말 너무 멋있었고 눈빛을 보니 말 그대로 빙의 하셨구나 싶었다. 저렇게 보이는 걸 진심으로 좋아하시는구나, 저 캐릭터를 너무 좋아하시는구나. 선글라스 끼고 총 동작 모두가 영화 내내 카리스마를 유지하겠구나 느꼈다.

전통 갓 선물… 아놀드 "더 큰 걸로 달라"

 제임스 카메론이 제작자로 나선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를 통해 28년 만에 해후한 사라 코너 역의 린다 해밀턴(왼쪽)과 T-800 역의 아놀드 슈왈제네거.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임스 카메론이 제작자로 나선 '터미네이터: 다크 페이트'를 통해 28년 만에 해후한 사라 코너 역의 린다 해밀턴(왼쪽)과 T-800 역의 아놀드 슈왈제네거. [사진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사라 코너 역에 대한 찬사는 참석한 여배우들 모두 한마음이었다. 맥켄지 데이비스는 “사라 코너는 당시에도 앞서간, 지금도 의미를 가진 캐릭터라고 생각한다”면서 “인간이고 여성이고 경험이 많고 현대적인 느낌. 강인한 여성 캐릭터다. 이후 ‘에일리언’ 시리즈 같은 걸 이끌어낸 여전사의 시초 아니냐”고 했다. 특히 “몸에서 배울 점이 많아서 트레이닝을 열심히 했다. 외관적인 모습 따라하려고 노력했다. 세트장에서 나탈리아도 마찬가지지만 프로페셔널리즘 등 하나하나를 중요하게 인지하는 것도 배웠다”고 했다.

기자회견이 끝날 즈음 한국 측에서 준비한 깜짝 선물이 건네졌다. 넷플릭스 ‘킹덤’을 통해 세계인들의 호기심과 찬사를 이끈 전통 갓이다. 배우들은 “너무 예쁜 모자”라며 감격했고 특히 데이비스와 레이즈는 “전날 쇼핑 때 이미 샀지만 두 개가 돼서 좋다”고 흡족해 했다. 검은 드레스 차림의 린다 해밀턴은 “(검은 색이라) 내가 제일 잘 어울리는 듯하다”며 미소를 지었다. 반면 슈왈제네거는 “모자가 안 맞다. 더 큰 걸 줬어야 한다”고 아쉬움을 표해 폭소가 터졌다.

린다 해밀턴이 2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린 영화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선물받은 갓을 쓰고 있다. [뉴스1]

린다 해밀턴이 21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열린 영화 ‘터미네이터 : 다크 페이트’ 내한 기자회견에 참석해 선물받은 갓을 쓰고 있다. [뉴스1]

출연진과 밀러 감독은 이날 저녁 여의도 IFC몰 노스아트리움에서 열리는 레드카펫 행사에서 국내 팬들을 직접 만난다. 영화는 오는 30일 개봉.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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