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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옥중편지 "내가 일찍 떠났어야 했는데…朴께 사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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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피고인 최순실씨. [뉴스1]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피고인 최순실씨. [뉴스1]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피고인 최순실(63·본명 최서원)씨가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보낸 옥중 편지가 공개됐다.

류여해 전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최서원 원장이 박 대통령께 올리는 편지'라는 제목으로 최씨가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옥중 편지를 게재했다.

[사진 류여해 페이스북]

[사진 류여해 페이스북]

최씨는 편지에서 "이 지상의 편지가 아마도 지금 생의 마지막일지도 모르고 다시 보는 날이 없을 것 같아 글을 드린다"고 말문을 열었다.

최씨는 "지금 생각하면 대통령 취임 전에 제가 일찍 곁을 떠났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것이고 훌륭한 대통령으로 국민들 마음에 남았을 텐데, 죄스럽고 한탄스럽다"라며 "남아 있었더라도 투명 인간이 돼 남모르게 대통령을 도왔어야 했는데, 주변에 나쁜 악연들을 만나 대통령께 죄를 씌워드리게 되어 고통과 괴로움뿐이다"라고 적었다.

이어 그는 "나라를 사랑하고 대통령을 사랑하는 분들은 그것(국정농단)이 거짓임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토요일마다 매주 태극기를 들고나와 대통령을 그리는 것이 우리나라를 지키는 애국자들이고 희망이자 미래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생전 경험해보지 못한 육체적 고통이 힘들고 어려우시겠지만, 힘을 내서 이겨내 주시길 바란다"면서 "애당초 대통령은 무죄였다. 대통령 곁에 머물렀던 저만 죄를 지고 갔으면 되었을 문제였다. 언젠가 꼭 이 말씀을 살아생전에 대통령과 국민께 드리고 싶었다. 대통령님을 존경하고 그 헌신과 애국심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사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 생애에서 대통령님을 못 뵙더라도 꼭 건강하시고 밝은 태양 아래 나서실 날이 반드시 올 것이다. 다음 생이 있다면 절대 같은 인연으로 나타나지 않겠다. 지금 생이 끝나는 날까지 가슴 깊이 사죄드린다"고 덧붙였다.

류 전 최고위원은 최씨가 작성했다는 진술서도 공개했다.

[사진 류여해 페이스북]

[사진 류여해 페이스북]

최씨는 진술서에서 "이번 항소심(파기환송심)에서 용기를 내 사실이 아닌 것은 아니라고 확실히 말하려 한다. 법정에서는 진실이 있는 그대로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도 아닌 일개 국민인 제가 왜 받지 않은 뇌물로 처벌받아야 하느냐. 삼성이 스스로 판 말조차도 제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허구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최씨는 지난 11일 박 전 대통령에게 편지를 쓸 기회를 박탈당했다며 서울 동부구치소 관계자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한 바 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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