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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률 30년만에 최고인데…3040은 24개월째 감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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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15일 경기도 수원역 앞 광장에서 열린 ‘제8회 수원시 노인 일자리 채용한마당’에서 시민들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지난달 노인 일자리는 늘었지만 30~40대 일자리는 줄었다. [연합뉴스]

15일 경기도 수원역 앞 광장에서 열린 ‘제8회 수원시 노인 일자리 채용한마당’에서 시민들이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지난달 노인 일자리는 늘었지만 30~40대 일자리는 줄었다. [연합뉴스]

지난달 취업자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만 명 이상 늘며 고용 호조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40대는 취업자 감소 폭이 해당 인구가 줄어든 것보다 더 클 정도로 고용 한파가 여전히 심각했다.

9월 취업자 34만8000명 증가 #재정 투입효과 60대이상 38만↑ #좋은 일자리 제조업 11만명 줄어 #경제허리 3040 고용절벽 심화

16일 통계청의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740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34만8000명 증가했다. 15~64세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인 고용률은 1년 전보다 0.3%포인트 오른 67.1%를 기록했다. 이는 9월 기준으로는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89년 이래 30년 만의 최고치다. 실업률도 3.1%로 같은 기간 0.5%포인트 줄어 3대 고용지표가 모두 개선됐다.

이는 우선 정부가 재정을 투입해 만든 노인 일자리가 효과를 냈기 때문이다. 어린이 놀이터 지킴이, 교통안전 캠페인, 골목길 담배꽁초 줍기, 농촌 비닐걷이 등 초단기 일자리들이다. 60세 이상 인구의 취업자는 지난해보다 38만명 늘었다. 전체 취업자 수 증가 폭보다 3만2000명 많다.

하지만 한국 경제의 허리를 떠받치는 30·40대 취업자 수는 2017년 10월 이후 24개월째 동반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지난달에 전년 대비 각각 1만3000명, 17만9000명씩 줄었다.

취업자 늘며 고용률도 최고.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취업자 늘며 고용률도 최고.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특히 주택구입·자녀학자금 등 생활비 부담이 큰 40대는 전반적인 인구 감소를 감안하더라도 고용 절벽이 심화하고 있다. 40대 인구는 전년보다 13만1000명(1.55%) 감소했지만, 취업자 수는 이보다 많은 17만9000명(2.68%)이나 줄었다. 40대 고용은 지난해 6월 이후 16개월 연속 ‘10만 명대 마이너스’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규직 비중이 높은 40대 고용이 흔들린다는 것은 수출·투자가 부진해 기업이 정규직 채용을 꺼린다는 의미”라며 “소비의 주축인 40대의 고용이 줄면 내수가 나빠져 향후 경제 성장률 전망이 더욱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좋은 일자리’로 분류되는 제조업 취업자 수가 440만3000명으로 11만1000명(2.5%) 감소한 것이 40대의 고용 ‘가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18개월 연속 감소세로 역대 최장이다. 금융·보험업 취업자 수도 같은 기간 4만3000명(5%) 감소해 9개월 연속 줄었다. 공공일자리로 분류되는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이 17만 명(8%) 증가하며 감소분을 채웠다.

정동욱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금융업은 신규채용이 줄지는 않았지만, 지점에서 인원 감축 계획을 발표하는 등 임직원 수를 1~3% 축소한 데 따른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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