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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모든 권력기관은 조직 아닌 국민 위해 존재”...오후 법무차관ㆍ검찰국장 면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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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6일 “모든 권력기관은 조직 자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국민을 위해서 존재한다는 민주주의의 상식을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40주년 부마항장 기념사 #"국가폭력 가해자 규명해 #역사의 정의 바로 세울 것"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학교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유신 독재 체제에 저항해 부산과 마산(현 창원시) 일대에서 시작한 민주화 운동인 ‘부마민주항쟁'은 올해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경남대학교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유신 독재 체제에 저항해 부산과 마산(현 창원시) 일대에서 시작한 민주화 운동인 ‘부마민주항쟁'은 올해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경남 창원 경남대 대운동장에서 열린 제40주년 부마민주항쟁 기념식에 참석해 위와 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틀 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하겠다고 밝힌 후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조직이 아니라 국민을 중심에 놓는 검찰 문화의 확립”이란 말을 했었다. '권력기관'이란 표현을 썼지만 결국 검찰개혁에의 의지란 해석이다. 실제 이날 오후 김오수 법무부 차관, 이성윤 검찰국장을 면담하는 일정이 추가됐다. 법무부 장관이 공석이긴 하지만 흔들림없이 검찰개혁에 임해달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광장 민주주의’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기조도 유지했다. 문 대통령은 “4·19혁명, 부마민주항쟁, 5·18광주민주화운동, 6·10민주항쟁과 2016년 촛불혁명에 이르기까지 우리에게 민주항쟁의 위대한 역사가 있는 한 어떤 권력도 국민 위에 군림할 수 없다”며 “지금 국민은 더 많은 민주주의와 더 좋은 민주주의를 요구하고 있다”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민주주의를 통해 많은 국민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갖게 됐다”며 “각자의 목소리를 분출하며 민주주의는 더 다양해지고, 자신의 목소리가 중요한 만큼 다른 이들의 목소리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민주주의는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실천하는 가운데 확장되는 것”이라며 “이제 우리의 민주주의가 양보하고 나누며, 상생하고 통합하는 더욱 성숙한 민주주의로 발전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번 기념식은 지난달 24일 부마민주항쟁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정부주관으로 처음 열린 행사다. 부마민주항쟁은 부산·경남지역의 학생과 시민들이 유신독재에 항거하여 발생한 대규모 민주화운동이다. 1979년 10월 16일 부산에서 처음 일어나 같은 달 18일 창원(옛 마산)지역까지 확산됐다. 이날 기념식이 열린 경남대는 마산 지역 항쟁의 발원지다.

문 대통령은 “국가가 부마민주항쟁을 기리지 못하는 동안에도 부산·창원 시민들은 줄기차게 항쟁기념일을 지켜왔다”며 “저 자신도 부마민주항쟁 기념사업회에서 활동했고, 이곳 경남대 교정에서 열린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한 적이 있다”고 소개했다.

 나아가 “부마민주항쟁은 우리 역사상 가장 길고, 엄혹하고, 끝이 보이지 않았던 유신독재를 무너뜨림으로써 민주주의의 새벽을 연 위대한 항쟁이었다”며 “부·마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성지”라고 강조했다. 또한 “정부는 부마민주항쟁의 진상규명과 피해자들의 명예회복, 보상에 더욱 힘을 쏟겠다”며 “국가폭력 가해자들의 책임 소재도 철저히 규명하겠다. 이제와 문책하자는 게 아니라 역사의 정의를 바로 세우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왼쪽)이 지난달 30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법무부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조국 법무부 장관(왼쪽)이 지난달 30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법무부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문 대통령은 부산·경남(PK) 민심을 끌어안기 위한 메시지도 내놨다. 문 대통령은 “창원, 부산, 경남의 시민들은 그동안 정치적 민주화의 열망뿐 아니라, 독재정권의 가혹한 노동통제와 저임금에 기반한 불평등 성장정책, 재벌 중심의 특권적 경제구조를 바꾸고자 하는 데에도 가장 앞장서 왔다”며 “정부는 40일 앞으로 다가온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제1차 한-메콩 정상회의’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PK 방문은 올해만 11번째다. 지난 11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7%포인트 하락한 29%, 자유한국당은 12%포인트 상승한 35%를 기록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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