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與 "대구, 수구도시" 野 "나라 망쳐놓은게" 행안위 국감서 고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열린 2019년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시 국정감사에서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에게 반박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0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열린 2019년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시 국정감사에서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에게 반박하고 있다. [연합뉴스]

 1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시 국정감사에서는 ‘대구 수구도시’ 발언을 둘러싸고 여야간 논란이 벌어졌다.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권영진 대구시장에게 ”일제강점기만 해도 (대구는) 모스크바로 불릴 정도로 (개혁적인) 도시였다. 수구도시라는 현재 이미지와 다른 역사가 있는데 수구보수 이미지 탈피하고 싶어하지 않나“라고 질의했다. 권 시장은 “(대구가) 좋은 것을 지켜나간단 점에서 보수적이다”라면서 “대구시민들은 수구보수라는 이미지에 억울해한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김 의원이 대구시의 새마을장학금 지급액과 관련해 “이런 편파적 디테일 때문에 대구가 수구도시라는 오명을 받는다”고 지적하자 야당 의원들이 발끈하고 나서면서 논란이 벌어졌다.

김 의원은 “지난 5년간 대구시의 새마을장학금 지원액이 15억6000만원에 달하지만, 대구시가 같은 기간 저소득층 자녀에게 지원한 장학금은 9억원이 안 된다”며 “5년간 지원한 새마을장학금 중 절반이 규정과 달리 대학생에 지급됐다”면서 “이런 편파적 디테일(세부내용) 때문에 대구가 수구 도시라는 오명을 받는다”고 했다.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이 10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열린 2019년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시 국정감사에서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에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이 10일 오전 대구시청에서 열린 2019년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대구시 국정감사에서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에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야당 의원들이 “대구시민 자존심을 건드렸다”(윤재옥 자유한국당 의원)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윤 의원은 “대구시민의 생각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 하지 마라. 정치적 얘기는 자제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속기록을 다시 보라”고 응수했다. 그는 “역대 시장 등이 보수적 정서를 이용해 정치를 해왔다는 점 등을 지적한 것”이라며 “대구시민 자존심을 건드린 부분은 하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이 “대구에 왔으면 대구시민에 대한 예의를 갖춰라. 대구시민을 수구 꼴통이라고 얘기했다”며 “어디 나라를 다 망쳐놓은 것들이 대구에 와서 이딴 소리를”이라면서 목소리를 높였다.

다른 여야 의원들도 가세했다. 홍익표 민주당 의원은 조 의원을 향해 “대구시민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건 당신 같은 사람”이라며 “수구꼴통이라 한 적 없다. 속기록을 보고 사과하라”고 했고, 박완수 한국당 의원은 “자존심 건드린 거 맞다”고 조 의원을 거들었다.

논란은 전혜숙 행안위원장이 나서면서 수습됐다. 전 위원장은 “조원진·윤재옥 의원이 대구 출신이니 너그럽게 받아주기 바란다”며 “상대 의원을 존중하는 태도로 마지막 국감을 잘 마무리하자”고 했다.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