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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뛰쳐나온 민심, 문 대통령이 풀어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서울 서초동 ‘조국 수호’ 집회와 광화문 ‘조국 사퇴’ 집회가 세 대결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

정치학자 4인의 해법 #강원택 “검찰은 개혁, 조국은 퇴진” #안병진 “조국 카드 이제라도 철회” #유성진 “이해찬·황교안 대화를” #이준한 “여야 모두 고발 자제해야”

시민들이 직접 ‘광장 정치’에 나서게 된 건 진보·보수 할 것 없이 정치인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1차 진단은 나와 있는 상태다. 정치학자들에게 이 사태의 ‘출구전략’을 물어봤다.

유성진 이화여대 교수

유성진 이화여대 교수

유성진 이화여대(정치외교학) 교수는 “정치권이 무책임하게 방관하고 있다”며 “광장에 나온 시민들 목소리 뒤에 숨을 게 아니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등 여야 지도부가 어떻게든 대화하고 이 난국을 풀어 보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한 인천대(정치외교학) 교수도 “정치가 갈등을 해결할 거라는 희망이 없으니 시민들이 나오는 것”이라며 “여야가 정치로 풀 일을 검찰에 고소·고발하는 방식으로 풀려고 하는데 서로 자제해야 한다”고 했다.

내년 총선 때까지 ‘대결 정치’가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큰 선거를 앞두고선 지지층을 결집해 안정적 득표기반을 마련하려고 하기 때문이란 분석이었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

이준한 인천대 교수

이준한 교수는 “조국 법무부 장관의 거취를 중심으로 여야 입장이 극명하니 내년 총선 때까지 대치를 계속하지 않을까 싶다”며 “이 추세라면 20대 국회가 역대 최악으로 끝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성진 교수도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과 같은 거대 양당들은 총선 때까지 싸우기만 해도 현상유지는 될 거라고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유 교수는 “광장에 나간 시민들도 있지만 정치권이 어떻게 해결할지 지켜보는 이들도 분명히 있다”며 “‘집토끼’를 잃을까 봐 두려워하는 모습만 보이는 건 정치가 우리 사회의 갈등을 완화하거나 해결하는 데 아무런 역할을 못 한다는 메시지를 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강원택 서울대 교수

강원택 서울대 교수

결국은 키를 쥔 문재인 대통령과 조 장관이 움직여야 한다는 주장도 많다. 강원택 서울대(정치학) 교수는 “문 대통령이 양보하고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야지 다른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없는 것 같다”며 “시민들이 거리로 나서는 상황을 막으려면 ‘검찰개혁은 지속하지만 조 장관에 대해선 반대하는 분의 뜻을 받들겠다’는 정도로 양쪽 의견을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안병진 경희대 교수

안병진 경희대 교수

안병진 경희대 미래문명원 교수는 “지금이라도 조 장관 카드를 철회하고 국민과 타운홀 미팅을 해 조국 국면에서 나타난 불평등과 불공정의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얘기를 나눠 봤으면 좋겠다”며 “전국에서 취합한 여론을 토대로 초당적인 국가위원회를 꾸려 법안 형태로 국회에 제출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안 교수는 “하지만 조 장관의 아내인 정경심 교수가 구속돼도 여권은 방어할 가능성이 커 보이는데, 그러면 진영 대결이 더 오래 지속할 것”이라며 “조 장관을 그대로 두는 한 검찰개혁을 포함한 이 모든 행위의 진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유성진 교수는 “문 대통령의 메시지가 정치적 중립성을 갖기 어려운 구조이지만, 최소한 여야가 만나 해결책을 마련해 달라고 촉구하는 역할은 해야 한다”며 “학계나 종교계 의견도 편 가르기로만 볼 게 아니라 우리 사회 각 부문의 깊은 고민으로 정치권이 이해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준한 교수는 “재판 결과 정경심 교수가 유죄가 나오면 조 장관이 사퇴할 가능성이 있고, 무죄가 나오면 윤석열 검찰총장이 옷을 벗게 될 가능성이 있으니 그때 가면 매듭이 지어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임장혁·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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