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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재소환된 정경심, 조국 5촌 조카와 대질 신문 벌일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주차장 모습.   조국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부인 정경심 첫 검찰 소환과 관련해 "제 가족은 앞으로도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란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연합뉴스]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주차장 모습. 조국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부인 정경심 첫 검찰 소환과 관련해 "제 가족은 앞으로도 검찰 수사에 성실히 임할 것"이란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연합뉴스]

조국(54)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5일 검찰에 재차 소환됐다. 지난 3일 첫 조사에 이은 두 번째 조사다. 정 교수는 첫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서울중앙지검 청사 1층에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을 피해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와 검찰 조사실로 올라갔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지난 4일 사건 관계인의 공개 소환을 전면 폐지할 것을 전국 검찰청에 지시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정 교수를 소환해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를 통해 투자한 기업의 주가 조작에 관여 했는지, 사채 시장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지 않았는지 등을 확인할 예정이다. 이날 이상훈(40) 코링크PE 대표도 소환 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3일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에프엠(WFM)을 무자본 인수하고 허위 공시를 통해 주가 부양을 시도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범동(38)씨와 대질 신문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조씨는 조국 장관의 5촌 조카다. WFM과 2차 전지 사업을 벌였던 업계 관계자는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조국 장관이 2017년 청와대 민정수석이 된 직후에 조범동씨와 정경심 교수에 프리젠테이션을 한 적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출근을 위해 4일 오전 서울 방배동 자택에서 나오고 있다. 검찰은 전날 조 장관의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를 비공개 소환해 8시간여 조사를 진행했다.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이 출근을 위해 4일 오전 서울 방배동 자택에서 나오고 있다. 검찰은 전날 조 장관의 배우자인 정경심 동양대학교 교수를 비공개 소환해 8시간여 조사를 진행했다. [뉴스1]

 검찰은 조범동씨가 코링크PE와 투자를 받은 업체들에서 72억여 원을 빼돌려 이 가운데 일부가 정 교수 측에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의 공소장에는 총 72억원의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한 혐의도 기재됐다고 한다.

 코링크PE로부터 투자를 받은 업체 측 변호사는 “코링크PE가 업체에 투자한 10억원이 다시 조범동씨에게 전달됐는데 사채시장에서 현금화되는 과정에서 흐름이 불투명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WFM으로부터 받은 자문료 1400만원 외에 정경심 교수에게 흘러간 돈이 검찰 조사에서 드러날 수 있다”며 “다만 정 교수는 ‘조범동씨에게 빌려준 돈을 다시 돌려받았던 과정’이라며 횡령 혐의를 부인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조범동씨 공소장에는 정 교수가 공범으로 적시되지는 않았다. 정 교수에 대해 아직 수사 중인 사안이 있는 만큼, 검찰이 보안을 위해 조씨의 공소장에 고의로 공범 관계를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경심 교수 측 변호사가 "2004년 유학 시절 흉기를 소지한 강도로부터 도망치다 건물에 탈출해 두개골 골절상을 당해 아직 심각한 두통과 어지럼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며 소개한 BBC 기사[사진 BBC]

정경심 교수 측 변호사가 "2004년 유학 시절 흉기를 소지한 강도로부터 도망치다 건물에 탈출해 두개골 골절상을 당해 아직 심각한 두통과 어지럼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며 소개한 BBC 기사[사진 BBC]

 정 교수가 이날도 짧은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 3차 소환 가능성도 있다. 정 교수 측 변호인은 지난 4일 “정 교수가 과거 사고의 영향으로 장시간 검찰 조사를 받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밝혔다. 정 교수는 지난 3일 검찰에 출석했을 때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조사를 받았고, 진술조서에 날인도 하지 않았다. 검찰은 정 교수에 대해 사모펀드 의혹 뿐 아니라 자녀 입시 문제와 웅동학원 문제도 확인해야 하기 떄문에 조사는 앞으로도 수차례 이어질 수 있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일대에 검찰 개혁을 지지하는 대규모 집회도 이어졌다. 지난달 21일과 28일에 이어 세 번째 열리는 주말 집회로, 참가자들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 검찰 개혁을 촉구하고 조국 법무부 장관을 지지하는 구호를 재차 외칠 예정이다. 집회 장소도 서초역 7번 출구·중앙지검 정문 근처에서 서초역 사거리로 옮겼고, 집회 신고 면적도 확대됐다.

5일 서울 서초동에서 검찰 개혁을 지지하는 시위 참여를 독려하는 카카오톡 메시지[사진 독자 제공]

5일 서울 서초동에서 검찰 개혁을 지지하는 시위 참여를 독려하는 카카오톡 메시지[사진 독자 제공]

 인근에서 조 장관 반대 측 집회도 열린다. 우리공화당은 오후 12시 30분부터 서초경찰서 부근에서 검찰 수사를 지지하는 태극기 집회를 연다. 자유연대도 오후 5시부터 서초역 6번 출구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구속을 주장하는 맞불집회를 연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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