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 퇴임식에 전교생 동원한 초등학교…"축하 공연도 시켜"

중앙일보

입력

[연합뉴스]

[연합뉴스]

충남의 한 초등학교가 교장 정년퇴임식에 전교생을 동원시켜 학부모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1일 교육계에 따르면 충남의 한 초등학교는 지난 8월 29일 오전 수업시간 교내에서 진행된 교장 정년퇴임식에 전교생 150여명을 참석시켰다.

학생 일부는 축하 공연도 했다. 아코디언부 학생들은 식전 공연을, 밴드부 학생들은 식후 공연을 맡았다. 또 이 학교 병설 유치원 원생들도 1시간 동안 진행된 이 자리에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학부모는 "교직을 떠나는 선생님의 제2인생을 축하할 수는 있지만, 일과 중에 퇴임식을 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문"이라며 "수업까지 빼가며 학생들을 참석시킬 정도로 중요한 행사인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타 학교에 재직 중인 교사 또한 "정년 퇴임식은 일과 후 식당 등에서 간소하게 진행하는 게 대세"라며 "교장 한 사람에게 권한이 과도하게 집중된 학교의 비민주적 시스템이 원인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에 학교 측은 교장 퇴임식에 학생들을 참석시킨 것은 인정하면서도 진로 탐색의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학교 관계자는 "교장 선생님의 제자 중 국악을 하는 분이 있어 그분의 공연을 관람하기도 했다"며 "일과 중에 행사를 진행하는 등 일부 부적절한 부분에 대해서는 논의를 통해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