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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후보 떠오른 KIA 이창진 "저는 나이도 많고…"

중앙일보

입력

팬이 선물한 옷을 입고 활짝 웃는 KIA 이창진. [부산=김효경 기자]

팬이 선물한 옷을 입고 활짝 웃는 KIA 이창진. [부산=김효경 기자]

"의식은 하지 않습니다." 프로 6년차 외야수 이창진(27·KIA)이 선제 결승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최근 '이창진 신인왕 대세론'에 화답하는 활약이었다.

이창진은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전에서 1회 초 1사 1루에서 롯데 선발 투수 브룩스 레일리가 던진 145㎞ 직구를 때려 좌월 투런포로 연결했다. KIA는 이 홈런과 선발 이민우의 5이닝 무실점 호투를 묶어 3-1로 롯데를 이겼다. 이창진은 "빠른 카운트부터 적극적으로 히려고 했다. 노렸던 직구가 들어와 운좋게 잘 맞은 타구가 나왔다"고 했다. 그는 "올 시즌 사실 정신이 없었다. 초반에는 안 보던 포지션(외야)이 어색했지만 지금은 많이 적응됐다"며 "잘 하려고 하기보단 팀에 누가 되지 않으려고 열심히 했다. 재밌었다"고 미소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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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팬들 사이에선 이창진에게 신인왕을 줘야 한다는 여론이 일어났다. 올시즌 133경기에 나서 타율 0.270(400타수 108안타)·6홈런·48타점·8도루. OPS(출루율+장타율)는 0.745. 아주 뛰어난 성적은 아니지만 야수 중에선 김태진(NC)과 함께 가장 좋았다. 특히 세이버메트릭스(수학·통계학을 통해 야구를 접근하는 방식)에서 중요한 기록인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에선 신인왕 후보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이창진은 2014년 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60순위로 지명됐다. 이후 KT로 이적한 뒤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쳤고, 지난해 시즌 도중 트레이드돼 KIA 유니폼을 입었다. 원래 내야수인 그는 팀 사정상 지난해부터 주로 외야수로 나오고 있다. 익숙하지 않은 중견수에 적응하면서 뛰어난 출루 능력(출루율 0.363, 25위)을 발휘했다. '나이'나 '경력' '임팩트'를 제외하면 신인왕 자격이 있다.

하지만 정작 이창진은 신인왕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는 "시즌 중반 쯤 자격이 있다는 걸 알았다. 하지만 의식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저보다 좋은 선수들이 많아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 나이도 많고, 성적도 좋은 편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하겠다. 물론 받을 수 있다면 영광"이라고 웃었다. 올시즌 팀내 주축 선수로 도약한 것만으로도 이창진은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다.

부산=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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