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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흥식 KIA 감독대행 "이창진, 신인왕 자격 있다"

중앙일보

입력

KIA 외야수 이창진

KIA 외야수 이창진

"신인왕 후보? 저도 최근에 알았어요."

26일 사직 롯데전을 앞둔 박흥식 KIA 감독대행은 '이창진이 신인왕 자격이 있다는 걸 알았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최근 야구 커뮤니티에선 프로 6년차 KIA 외야수 이창진(27)이 화제였다. 이창진이 신인왕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과 이에 반발하는 팬들의 토론이 벌어진 것이다.

'이창진 신인왕' 론의 요지는 세이버매트릭스로 봤을 때 이창진이 신인왕 후보 중 WAR 1위라는 요지였다. 사실 이창진의 클래식 스탯은 평범하다. 132경기 출전, 타율 0.270(397타수 107안타)·5홈런·46타점·8도루. OPS(출루율+장타율)도 0.738에 그쳤다. 하지만 이창진은 스탯티즈 기준 WAR에선 2.38, 스포츠투아이 기준 WAR에선 2.36으로 신인왕 경쟁자 중 1위(25일 기준)다. 프로 4년차인 투수 팀 동료 전상현(1.75, 1.17)과 함께 신인왕 후보 중에선 선두권이다. 삼성 원태인, LG 정우영 등 경쟁자들을 앞선다.

이창진과 함께 중고신인왕 후보로 떠오른 KIA 투수 전상현. [뉴스1]

이창진과 함께 중고신인왕 후보로 떠오른 KIA 투수 전상현. [뉴스1]

이창진은 2014년 드래프트 6라운드 전체 60순위로 지명됐다. 이후 KT로 이적한 뒤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쳤고, 지난해 시즌 도중 트레이드돼 KIA 유니폼을 입었다. 원래 내야수인 그는 팀 사정상 지난해부터 내야수(12경기)보다 외야수(143경기)로 훨씬 많이 뛰었다. 익숙하지 않은 중견수 자리에 조금씩 적응하면서도 타격에서 나아진 모습을 보였다. 특히 볼넷을 57개나 골라내는 등 출루 능력을 보여줬다. 화려하진 않아도 제 몫을 했다. 만약 이창진이 신인왕에 오른다면 신재영(키움·2016년)과 똑같은 만 27세에 수상하게 된다. 그러나 3월생인 이창진이 11월생인 신재영을 제치고 최고령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세 팀을 거쳐 신인왕을 받는 첫 사례이기도 하다.

26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박흥식 KIA 감독대행. 박 대행은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을 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26일 사직 롯데전을 앞두고 그라운드를 바라보는 박흥식 KIA 감독대행. 박 대행은 "쉽게 할 수 없는 경험을 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박흥식 대행도 그런 이창진을 높게 평가했다. 박 대행은 "정말 성실하고, 노력하는 선수다. 익숙하지 않은 외야에서도 최선을 다 했다. 기술적인 면을 떠나 팀을 위해 애쓰는 모습이 훌륭하다. 상현이도 자기 자리에서 최선을 다 했다"고 칭찬했다. 물론 이창진의 수상 가능성에 대해선 여전히 갑논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신인왕 자격 요건(5시즌, 60타석 이하)을 충족시키지만 고졸 선수들에 비해 '신인'이라는 느낌이 아무래도 퇴색되기 때문이다. 압도적인 기록을 올린 최형우, 신재영 등과 비교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박흥식 대행은 "신인왕이 되지 못하더라도, 이름을 올린 것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두 선수를 칭찬했다.

부산=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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