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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위한 봉사가 아닌 나를 위한 힐링의 시간이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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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제43회 청백봉사상 대상 주인공인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 보육담당관 현장관리팀 이혁수 주무관. [사진 행정안전부]

제43회 청백봉사상 대상 주인공인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 보육담당관 현장관리팀 이혁수 주무관. [사진 행정안전부]

제43회 청백봉사상 대상 주인공인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 보육담당관 현장관리팀 이혁수 주무관은 ‘헌혈왕’이자 ‘봉사왕’이다. 업무 실력도 우수해 서울시에서 2017년 실시한 다면평가에서 높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대상 받은 이혁수 서울시 주무관 #28년 공직생활, 헌혈·봉사왕 별명 #부모 안심 어린이집 조성 등 힘써

1991년 공직에 발을 들여놓은 뒤 28년 동안 꾸준히 헌혈했다. 매달 한두 차례 헌혈한 것이 317회가 됐다.

대한적십자사 헌혈 유공은장(1998년), 금장(1999년), 총재 표창(2013년)했다. 최고명예대상(2018년)을 받으며 대한적십자 다회헌혈자 명예의 전당에 올랐다. 이 주무관은 헌혈증을 모아 백혈병 환자 등 수혈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270여장 기부했다. 필리핀 다바오에 사는 텔미라는 어린이의 수술에 필요한 헌혈증 30장을 기부하기도 했다. 덕분에 부인과 24살, 22살 두 딸도 20~30회 헌혈했다.

이 주무관은 “처음 공무원이 됐는데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금전적 형편은 어려워서 몸으로 할 수 있는 걸 생각하다 보니 헌혈하게 됐다”고 말했다.

1998년부터는 한국유니세프 등 7개 단체에 매월 2만~3만원을 기부해 현재까지 약 2100만원을 기부했다. 현재는 매월 30만원 정도를 기부한다.

6년 전부터 서울시청 수화동아리에서 활동하며 노인복지시설에서 음식을 만들어 급식 봉사활동을 하거나 도시락을 배달한다. 장애인 거주시설에는 부인과 함께 한 달에 두 번 찾아가 장애인과 놀거나 청소 등 필요한 일을 거든다.

이혁수 주무관이 지난 18일 서울 구로구의 '브니엘의 집'을 찾아 장애인의 공부를 돕고 있다. [사진 행정안전부]

이혁수 주무관이 지난 18일 서울 구로구의 '브니엘의 집'을 찾아 장애인의 공부를 돕고 있다. [사진 행정안전부]

그는 “장애인 거주시설에는 30대부터 60 가까이 되는 분까지 계시는데 모두 천진난만하다. 주로 같이 놀아주는데 봉사하러 가는 게 아니라 제가 힐링 돼서 온다”고 말했다. 이 씨가 가장 마음이 가는 장애인은 김 모(34) 씨다. 지능이 3세 정도 되는데 엘리베이터 타는 걸 특히 좋아해 이 씨가 엘리베이터 타러 가자고 하면 신나서 달려온다. 근처 관공서의 엘리베이터에 타서 환한 얼굴로 손뼉을 치는 김 씨를 보는 게 이 씨의 낙이다.

그의 업무 실적도 뛰어나다. 그는 현재 보육담당관에서 부모가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 보육환경 조성을 위해 일하고 있다. 어린이집 원장을 대상으로 교육과 컨설팅 위주의 지도점검에 나서 아동학대, 보조금 부정수령, 부실급식 등 어린이집 비리 예방에 기여하고 있다. 규제·적발 위주의 어린이집 점검에서 벗어나 관련 규정을 설명하고 보육 현장의 어려운 점을 듣는 등 기존과는 다른 점검으로 업무 성과를 낸 것이다.

또 서울 종로구 가회동의 백인제가옥(역사가옥박물관)을 야간에 개장해 해가 진 후 볼거리를 제공했다. 여름철 폭염에 관광하기 힘든 관광객과 평일 낮 관람이 어려운 직장인을 위해 7~8월 야간 개장해 야간 한옥의 볼거리 제공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

이혁수 주무관이 서울 종로구 가회동의 백인제가옥(역사가옥박물관)에서 가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행정안전부]

이혁수 주무관이 서울 종로구 가회동의 백인제가옥(역사가옥박물관)에서 가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행정안전부]

사회복지법인 관리감독도 철저하게 해냈다. 공금횡령, 장애인 폭행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회복지법인 프리웰에 임시이사를 선임해 법인을 정상화하는 데 기여했다. 보조금 횡령, 상습 폭행 등으로 물의를 일으킨 인강재단에 대해서는 6명의 임원을 해임하고 소송 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2014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이 주무관과 함께 근무하는 최현영 보육사업팀 주무관은 “한마디로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주무관님은 소리소문없이 묵묵하게 일한다. 평소에도 늘 유쾌하고 직원들과도 적극적으로 교류한다. 부서 내 고참인데도 궂은일을 마다치 않으셔서 귀감이 된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vivi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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