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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딸 내가 때렸는데 왜 신고해"…딸 학교 불지른 50대

중앙일보

입력

[연합뉴스]

[연합뉴스]

아동 학대 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9살 딸이 다니는 학교에 찾아가 불을 지르려 한 5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져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15부(표극창 부장판사)는 현존건조물방화미수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53)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하고 아동 관련 기관에 3년간 취업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A씨는 지난 6월3일 오전 3시30분쯤 거짓말을 한다는 이유로 딸 B(9)양을 수차례 때려 멍들게 하는 등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같은 달 18일 오전 7시30분 딸 B양이 다니는 인천시 부평구 한 초등학교 건물에 등유를 뿌리고 불을 지르려 한 혐의도 받았다.

A씨는 매 맞은 다음 날 학교에 나오지 않은 B양을 이상하게 여긴 교사들이 폭행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하자 방화를 시도한 것으로 조사됐다.

불길은 다행히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과 학교 관계자들이 소화기로 잡았다.

당시 학교 측 신고를 받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은 B양을 보호시설에 보냈으며 이후 법원은 A씨에게 딸에 대한 접근 금지 조치를 내렸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아버지로서 딸을 보호하고 양육할 책임이 있음에도 오히려 폭력을 행사하며 학대했다"며 "이후 학교 측 신고로 접근 금지 조치가 내려졌음에도 반성하지 않고 학교에 불을 지르려고 시도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학교는 950명의 어린 학생과 관계자들이 있던 공간으로 만약 범행이 제지되지 않았다면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을 것"이라며 "이미 피고인은 폭력 범죄로 벌금형과 징역형 선고를 받는 등 전력도 있어 엄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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