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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낚시 같은 것” 42년째 깨어있는 뮤지션 스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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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스팅은 ’오랜 여정을 팬들과 함께해온 건 정말 멋진 일“이라며 ’그들 역시 정교하고 세련된 감각을 가지고 있기에 절대 청중을 과소평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진 유니버설뮤직]

스팅은 ’오랜 여정을 팬들과 함께해온 건 정말 멋진 일“이라며 ’그들 역시 정교하고 세련된 감각을 가지고 있기에 절대 청중을 과소평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사진 유니버설뮤직]

“바로 ‘오늘’ 만들어진 음악처럼 들리게끔 했습니다.”

10월 5일 ‘슬로우 …’ 무대 앞둬 #“음악엔 경계 없어” 혁신 아이콘 #“베스트 앨범, 젊은 팬 유입 기뻐”

지난 5월 베스트 앨범 ‘마이 송스(My Songs)’를 발매한 영국 싱어송라이터 스팅(68)의 지론은 명쾌했다. 1978년 3인조 밴드 폴리스로 데뷔한 이후 40여년의 음악 인생을 결산하는 앨범이지만 “드럼 등을 추가해 현대적 사운드를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는 것. 수많은 히트곡 중 15곡을 엄선해 새롭게 리믹스하거나 다시 녹음했다.

특히 1985년 발표한 솔로 1집 수록곡 ‘이프 유 러브 섬바디 셋 뎀 프리(If You Love Somebody Set Them Free)’는 지난 14일 미국 빌보드 댄스 클럽 송 차트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고 있다. 영화 ‘레옹’의 삽입곡으로 유명한 ‘셰이프 오브 마이 하트(Shape Of My Heart)’도 젊은 층 사이에서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미국 래퍼 주스 월드가 이 곡을 샘플링해 만든 ‘루시드 드림스(Lucid Dreams)’가 빌보드 싱글 차트 2위에 오르면서다.

다음 달 5~6일 서울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열리는 ‘슬로우 라이프 슬로우 라이브 2019’로 여섯 번째 내한한다. e메일로 만난 그는 “젊은 사람들이 내 음악을 듣고 새로운 팬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기쁘다”며 “오래된 팬들에게는 원곡과 비교하며 듣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공연은 ‘마이 송스’ 발매 기념 월드투어의 하나로, 그는 첫째날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다. 지난 2011년, 2012년 내한공연 당시 폭설로 고생한 그는 “좀 더 따뜻한 계절에 한국을 다시 찾게 돼 기쁘다”며 “이번엔 서울 시내에서 산책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올해로 데뷔 42년 차인 스팅은 쉼 없이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혁신의 아이콘이기도 하다. 록과 재즈는 물론 클래식·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오가며 활동해왔다. 지난해 자메이카 출신 뮤지션 섀기(53)와 함께 발표한 레게 앨범 ‘44/876’으로 그래미에서 17번째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영국(44)과 자메이카(876)의 국가번호를 조합해 만든 앨범명처럼 그의 음악에는 “어떠한 경계도 존재하지 않는” 셈이다.

창작 활동을 게을리하지 않는 원동력에 대해 그는 “흥미를 자극하는 음악을 만들고, 호기심을 따라가며 음악을 만든다”고 답했다. “클래식부터 K팝까지 다양한 음악을 듣는 편이예요. 음악 안에서는 모두 같은 언어로 느껴지거든요. 장르에 대한 편견도 없고요. 음악의 구조와 조각들을 살펴보면서 영감을 얻죠.”

요가와 명상을 즐기는 사색가답게 음악을 만드는 과정을 낚시에 비유하기도 했다. “항상 눈과 귀를 열어놓고, 무엇인가와 연결된 상태에서, 깨어 있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는 “잠에서 깰 때, 창밖을 내다볼 때, 책이나 신문을 읽을 때 등 모든 순간이 음악으로 탄생할 수 있다”면서 “음악적 소재는 다 저 강 속에 있으니 그걸 낚기만 하면 되는 거다. 앞으로도 아티스트로서 더 성장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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