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등하나 했더니 또 마이너스…9월 1~20일 수출 22% 줄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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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자동차와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뉴스1]

경기도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 수출 야적장에 자동차와 컨테이너가 쌓여있다. [뉴스1]

반등을 기대했던 9월 수출 실적이 이번에도 마이너스로 마감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달 1일부터 20일까지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추석 연휴 뺀 일평균 수출액도 10.3% 감소 

23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20일 잠정 수출액은 285억4300만 달러로 21.8% 줄었다. 추석 연휴로 조업일수가 2일 줄었지만, 이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21억1000만 달러)도 10.3%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인 수출은 이달 들어 반등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일었다. 이달 1일부터 10일까지 수출 실적(150억 달러)이 7.2% 증가하는 등 모처럼 증가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달 20일까지 수출 실적이 또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월말 실적도 감소세로 마감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렇게 되면 수출은 10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게 된다. 2014년 10월부터 2016년 7월까지 19개월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최장 기간 수출 감소 행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9월 1~20일 수출·수입과 무역수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9월 1~20일 수출·수입과 무역수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무역 분쟁 여파로 대(對) 일본 수출입 감소폭 커져

수출 감소는 한·일 무역분쟁의 영향이 두드러졌다. 품목별로 보면 수출 규제 직격탄을 맞은 반도체(-39.8%)의 감소 폭이 두드러졌다. 석유제품(-20.4%)·승용차(-16.6%) 등도 줄었다. 반면 선박(43.2%)·무선통신기기(58.0%)·가전제품(4.1%) 등은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국가별로도 일본으로의 수출·입 감소 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일본으로의 수출액은 6.6% 줄었지만, 이달 20일까지는 13.5% 줄었다. 수입액도 지난달에는 8.2% 감소했지만, 이달에는 16.6% 줄었다. 이 밖에 중국(-29.8%)·미국(-20.7%)·유럽연합(-12.9%)·베트남(-2.1%) 등 주요 무역국으로의 수출액도 모두 감소했다.

이종욱 관세청 통관기획과장은 "지난 7월 한·일 간 무역 분쟁이 시작되면서 일본으로의 수출·입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며 "특히 이달 20일까지는 석유화학과 반도체의 일본 수출액이 각각 26.6%, 3.8% 줄어드는 등 주요 제품의 대(對) 일본 수출 실적도 줄어드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기간 수입액 역시 269억9400만 달러를 기록, 11.1% 줄었다. 정보통신기기(14.3%)·승용차(45.8%) 등 소비재 수입은 늘었지만, 원유(-10.5%)·기계류(-13.8%)·가스(-26.6%) 등 생산재 수입은 감소했다. 기업 투지가 부진해 생산 활동이 저조해졌다는 의미다.

국가별로는 미국(6.4%)·베트남(24.9%) 등에서의 수입은 늘었지만, 중국(-8.1%)·중동(-23.5%)·유럽연합(-12.1%)·일본(-16.6%) 등은 줄었다.

"신북방·신남방 개척은 장기 대책, '부진 터널' 벗을 묘안 시급" 

전문가들은 수출 실적 부진이 계속되면 국내총생산(GDP) 감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어 '부진 터널'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허정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는 신북방·신남방 시장 개척을 수출 부진을 타개할 대책으로 꼽지만, 이는 오랜 시간이 필요한 '장기 대책'"이라며 "고부가 상품 생산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도록 규제 완화부터 서두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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