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뚫리면 끝장…돼지 최대농가 홍성·당진은 '준전시상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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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파주에서 국내 처음으로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면서 전국 최대 양돈단지인 충남지역에 비상이 걸렸다. 충남은 전국에서 사육 중인 돼지 1131만6000여 마리 중 21.4%인 242만4000여 마리를 기르고 있다.

국내에서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병한 17일 오전 대전시 서구 한 양돈 농가에서 방역 차량이 돈사 주위를 소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내에서 첫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병한 17일 오전 대전시 서구 한 양돈 농가에서 방역 차량이 돈사 주위를 소독하고 있다. [연합뉴스]

충남도는 17일 경기도 파주에서 ASF가 발생하자 이날 오전 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특별 방역대책을 마련했다. 우선 경기도와 인접한 천안과 아산지역에 거점 소독시설과 통제초소를 만들고 차단 방역에 들어갔다. 전날에는 도내 15개 시·군과 농협 충남지역본부 등에서 24시간 상황실을 가동하고 있다.

충남지역 전국 돼지 21.4%(242만4000여마리) 사육 #충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 설치·특별방역대책 마련 #홍성·당진 등 사육 두수 많은 시·군 '전시체제' 전환

ASF 전담관 318명을 동원, 이날 오후부터 도내 모든 양돈농가를 대상으로 긴급 예찰 활동을 벌였다. 각 시·군이 보유한 소독 차량 123대를 출동시켜 도내 전체 돼지 사육농가 1227곳(242만4000마리)을 대상으로 일제 소독을 진행 중이다.

충남도는 각 시·군 축산단체 관계자를 긴급히 소집, 방역대책회의를 열고 ASF 발생 상황을 설명하고 현장 소독과 방역 점검상황을 수시로 보고하도록 지침을 내렸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사태가 심각하다고 판단, 회의를 직접 주재했다.

전국 시·군·구 가운데 사육두수가 가장 많은 홍성군은 행정을 ‘준전시체제’로 전환했다. ASF는 구제역과 달리 백신이 없어 발생하면 반경 500m 안에서 사육하는 돼지를 모두 살처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홍성에서는 342곳의 농가가 돼지 58만 마리를 기르고 있다.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17일오전 충남보건환경연구원에서 열린 아프리카돼지열병 관련 긴급방역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양승조 충남도지사가 17일오전 충남보건환경연구원에서 열린 아프리카돼지열병 관련 긴급방역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충남에서 두 번째로 돼지사육 두수가 많은 당진시도 긴급 방역에 들어갔다. 당진은 지리적으로 경기도와 맞닿은 데다 수도권을 오가는 고속도로·국도가 많이 지나는 지역이다. 당진지역에서는 160여 곳의 농가에서 돼지 30만 마리를 사육 중이다.

당진시는 이날 오전 시민을 대상으로 농가 방문을 자제해달라는 안내방송을 내보내고 양돈 농가에도 종사자와 차량·물품에 대한 이동중지를 명령했다. 축산 관계자들은 각종 모임이나 교육에 참석하는 것을 자제하도록 당부했다.

공주시도 이날부터 24시간 비상 체제에 돌입했다. 우성면 목천리 국도변에 거점 소독시설과 통제초소를 만들고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운영할 방침이다. 공주지역 60여 곳의 양돈농가와 인근 마을 주민들에게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문자를 통해 주의사항을 안내했다.

‘돼지 흑사병’으로도 불리는 ASF는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지만 한 번 감염되면 폐사하는 치명적인 질병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백신이나 치료약이 개발되지 않았다.

17일 인천 서구 가좌동 도축장에서 한 관계자가 석회가루를 뿌리며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이 도축장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파주 농가에서 출하된 돼지 136마리가 전날 도축됐다. 연합뉴스]

17일 인천 서구 가좌동 도축장에서 한 관계자가 석회가루를 뿌리며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이 도축장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파주 농가에서 출하된 돼지 136마리가 전날 도축됐다. 연합뉴스]

충남도 관계자는 ASF가 발생한 경기도와 관련된 역학 시설이 충남에 10곳이나 돼 바짝 긴장하고 있다”며 “현재 상황에선 방역을 강화하고 이동을 제한하는 등의 대책 외에는 다른 대책이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홍성·안동=신진호·백경서 기자 shin.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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