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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전문인 노하우 전수 받은 대학생, 지역사회 문제 해결사로 거듭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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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이노베이션·상명대 혁신 교육

서울 은평구 치매안심센터에 상명대 학생과 할머니들이 마주 앉았다. 그중 한 할머니가 가져온 앨범을 자랑하며 옛날 일을 눈앞의 그림처럼 생생하게 얘기했다. 학생들은 이를 관찰하면서 노인들이 앨범을 보며 추억을 떠올릴수록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학생들은 이 추억의 사진들을 노인들이 휴대전화에서 언제든 볼 수 있도록 디지털 정보로 바꾸고 노인들의 이용 정보를 빅데이터로 분석하는 개인 맞춤형 치매 예방 모델 개발에 착수했다. 이를 프로그램으로 만들어 센터와 협력해 서비스에 나설 계획이다.

이는 상명대가 주력하고 있는 프로젝트 기반 수업의 하나다. 2017년부터 사회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한 LINC+ 사업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유진호 LINC+사업단장은 “학생들이 현장에서 지역사회 문제를 발굴하고 지능정보·빅데이터·스마트생산 등의 융합 전공수업을 통해 해법을 찾는다”며 “미국 스탠퍼드대·올린공대·MIT대 등에서도 적용하고 있는 혁신 교육”이라고 설명했다.

임현정 SV이노베이션 대표(왼쪽)와 유진호 상명대 LINC+ 사업단장이 지난 9일 사회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한 공동협약을 맺었다. [사진 SV이노베이션]

임현정 SV이노베이션 대표(왼쪽)와 유진호 상명대 LINC+ 사업단장이 지난 9일 사회맞춤형 인재 양성을 위한 공동협약을 맺었다. [사진 SV이노베이션]

상명대는 교육 효과를 높이기 위해 중장년 전문경력자를 학생들의 파트너로 맺어줬다. 학생에게 부족한 사회 경험과 업무 지식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사회적기업(육성9기)인 SV이노베이션(대표 임현정)과 머리를 맞댔다. SV이노베이션의 중장년 전문경력자 네트워크와 상명대 LINC+사업단의 혁신 교육과정이 결합됐다. 전문경력자가 셰르파(등정 안내인)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프로젝트 사업화에 필요한 노하우를 전수하는 것이다.

셰르파로 참여한 김선환(57)씨는 “25년 사회 경험을 다음 세대의 성장에 기여할 수 있어 기쁘다”며 “제2의 인생을 일구려는 중장년층에게도 최적의 직무”라고 말했다. 학생들은 SV이노베이션의 홍보 프로젝트에도 참여한다.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부터 촬영·편집까지 학교 홍보 영상을 손수 만들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알리는 일이다.

사회맞춤형 인재 양성 프로젝트 성과

김성재 상명대 LINC+사업단 교수와 상명대 학생들이 프로젝트 기반 수업을 통해 지역사회 문제에대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 SV이노베이션]

김성재 상명대 LINC+사업단 교수와 상명대 학생들이 프로젝트 기반 수업을 통해 지역사회 문제에대해 토론하고 있다. [사진 SV이노베이션]

이 같은 상호 협력은 다양한 콘텐트 기획으로 이어졌다. 학생들이 ▶아이템 사업화에 필요한 자금을 펀딩 회사를 통해 조달하기 ▶연구개발한 해법과 관련된 기술을 실제 적용하고 있는 기업 현장을 찾아가 함께 개선점 찾기 등이다.

SV이노베이션의 기획으로 마련된 ‘피칭배틀’도 그중 하나다. 상명대 학생팀의 사업계획과, 50플러스재단의 중장년 창업팀의 사업계획을 공개 발표하고 질문과 토론으로 자웅을 겨루는 행사다.

임현정 대표는 “두 팀 모두 사회문제를 다루지만 해법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이런 세대 간 시각 차이를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자리”라며 “이는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중장년의 사회적기업 창업으로 이어지는 등 지속 가능한 사회가치를 만드는 선순환을 이룬다”고 평가했다.

한편 SV이노베이션과 상명대 LINC+사업단은 지난 9일 지속 가능한 산학 협약을 맺었다. 이를 통해 앞으로 청년-중장년 간 세대 연결, 사회가치 측정, 제3섹터 정책 연구, 친고령 산업 전문가 육성 등에 관한 연구에 협력하기로 했다.

박정식 기자 park.jeongsi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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