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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취임식 오해 부를라···대검 간부 한명도 안 불렀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9일 조국(54) 법무부 장관 취임식에 법무부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비롯한 대검찰청 간부를 모두 부르지 않아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법무부와 검찰은 관례에 따라 참석 인원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조 장관 관련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 양측 모두 오해를 살 수 있는 접촉을 피하려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9일 장관 임명 발표 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신임 법무부 장관이 9일 장관 임명 발표 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에 따르면 법무부는 이날 오후 4시 30분 열린 조 장관 취임식에 검찰 측 참석 간부로 김영대 서울고검장을 불렀다. 법무부 소속이 아닌 검찰 측 검사장급 인사는 김 고검장이 유일하다.

검찰은 "참석 대상은 통상적으로 법무부가 선정해왔다"며 관례에 따랐다는 입장이다. 윤 총장이 참석하지 않은 데 대해선 "법무부 장관 취임식엔 검찰총장이 참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취임식을 조촐하게 치르겠다는 장관의 의중이 반영된 결과"라고 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조 장관 관련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취임식에 검찰 측 간부를 부르긴 쉽지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양측 모두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는 만남을 사전에 차단했다는 것이다.

취임식에 앞서 청와대에서 열린 임명장 수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검찰은 이미 엄정한 수사 의지를 행동을 통해 의심할 여지 없이 분명하게 보여주었다"며 "검찰은 검찰이 해야 할 일을 하고 장관은 장관이 해야 할 일을 해나간다면 그 역시 권력기관의 개혁과 민주주의의 발전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현직 법무부 장관의 검찰 수사 가능성이 흘러나오는 상황"이라며 "조 장관과 검찰 간부들이 함께 있는 모습이 보인다면 국민이 검찰 수사의 중립성을 믿겠느냐"고 말했다.

조 장관 취임식보다 1시간 30분 앞서 열린 박상기 장관의 이임식엔 강남일 대검 차장과 김영대 서울고검장, 배성범 서울중앙지검장이 참석했다.

전임 장관 취임식엔 누가 왔나?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 입장하고 있다. [뉴스1]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9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 입장하고 있다. [뉴스1]

조 장관 취임식의 검찰 측 인사 참석 규모는 전임 박상기 장관의 취임식과도 대조된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법무부 장관이었던 박 장관의 취임식엔 검찰 측에서 당시 봉욱 대검 차장과 조은석 사법연수원 부원장,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 조희진 의정부지검장 등이 참석했다.

박근혜 정부의 마지막 법무부 장관인 검사 출신 김현웅 장관 취임식엔 당시 김수남 대검 차장, 김경수 대구고검장, 박성재 서울중앙지검장, 강찬우 수원지검장, 김오수 대검 과학수사부장 등이 참석했다.

김기정·김수민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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