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게 징역 3년 6개월이 확정되면서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서 다시 ‘안이박김 숙청설’이 떠올랐다.
안이박김 숙청설은 여권 유력 대권후보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 이재명 경기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김경수 경남지사가 정치적 타격을 입고 대권 경쟁에서 탈락한다는 얘기다. 지난해 10월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장에서 조원진 우리공화당 의원이 강제입원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던 이 지사에게 “시중에 ‘안이박김’ 숙청설이 회자하고 있다”고 말한 뒤 화제가 됐다.
김 지사가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으면서 ‘안이박김 숙청설’은 현실화되는 듯하다가, 이 지사가 1심에서 4개 혐의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뒤 소문은 수그러들었다. 그러다 지난 6일 이 지사가 1심과 달리 항소심에서 ‘지사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으면서 다시 회자하기 시작했다.
이번에 대법원이 안 전 지사의 실형을 최종 확정된 후 네티즌들은 “안이박김 퇴출설, 현실이 되나”와 같은 글을 인터넷 커뮤니티와 인터넷 기사 댓글 창 등에 올렸다.
여하튼 ‘안이박김’ 중 안 전 지사가 처음으로 사실상 대권 경쟁에서 탈락했다. 하지만 나머지 3명은 여전히 선전 중이다. 여론조사업체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6~30일 전국 성인남녀 성인 2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 대권 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이 지사는 3위(7.9%), 박 시장은 7위(3.7%), 김 지사는 9위(3.5%)를 차지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박 시장을 제외하고는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이 지사는 대법원 선고, 김 지사는 항소심과 대법원 선고를 남겨두고 있어 최종 결론이 나 봐야 이들의 정치적 운명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두 차기 대권 후보가 유죄 판결로 피선거권을 박탈당한다면 여권으로서는 큰 타격이라는 분석이 정치권에서 나온다. 특히 김 지사의 경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관이자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이어서 현 정권에게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