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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도 고개 갸웃거렸다···조국 딸 표창장 3대 미스터리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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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지원 의원이 휴대폰으로 전송된 조국 딸의 동양대학교 표창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사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지원 의원이 휴대폰으로 전송된 조국 딸의 동양대학교 표창장을 보고 있다. [뉴시스]

검찰이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의 인사청문회 종료 직전 그의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를 사문서위조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딸(28)에게 주기 위해 자신의 소속 학교인 동양대의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다. 검찰이 피의자를 소환하지 않고 기소한 건 이례적이다.

 7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이날 0시 15분 ‘어제 오후 10시 40분 동양대학교 A교수에 대해 사문서 위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는 문자를 출입기자단에 보냈다. 전날 오전 10시부터 시작된 인사청문회는 이날 0시 5분 무렵 끝났다.

 조 후보자는 검찰 발표 직후 “검찰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도 “피의자 소환 없이 기소가 이뤄진 것에 대해서는 아쉬운 마음이 든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이날 기소 발표 직후 “피의자 조사 없이도 혐의가 인정돼 기소하게 됐다”며 “공소시효(6일) 때문에 갑자기 잡힌 청문회 일정을 고려할 수는 없었다”고 밝혔다.

박지원 무소속 의원이 6일 오후 속개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후보자에게 후보자의 딸이 받았다는 표창장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박지원 무소속 의원이 6일 오후 속개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조국 후보자에게 후보자의 딸이 받았다는 표창장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청문회에서 박지원 무소속 의원은 자신의 휴대전화 카카오톡 메신저로 전달된 조 후보자의 딸의 동양대 표창장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한 사진에 표창장 작성 날짜는 ‘2012년 9월 7일’로 사문서위조혐의 공소시효가 7년인 점을 감안하면 검찰 입장에서는 6일 자정을 넘길 수 없었다. 수도권의 한 평검사는 “중요 사건일 경우 공소시효를 도과(徒過‧시간이 지나간다는 일본식 한자어)시키면 직무유기로 책임을 질 수 있고, 심하면 사표까지 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3일 경북 영주에 위치한 동양대 연구실을 압수수색하고, 4일 최성해 동양대 총장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 검찰도 조 후보자 딸이 받은 표창장을 확보하고 고개를 갸웃거렸다고 한다. 표창장에 주민등록번호가 게재돼 있고, 정 교수가 임용되기 이전부터 딸이 봉사활동을 한 것으로 기록된 데다 ‘최우수봉사상’이라는 등급이 적혀 마치 상장과 같은 형식을 띠었기 때문이다.

 박지원 의원이 공개한 표창장 사진에 따르면 딸의 봉사활동 기간은 2010년 12월 1일부터 2012년 9월 7일까지다. 정 교수는 딸의 봉사활동 시작 시점으로부터 7개월 뒤인 2011년 7월 동양대에 임용됐다.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자기소개서와 고려대 학내 교환학생 후기록에 따르면 후보자의 딸은 대학교 2학년이던 2011년 캐나다에서 수개월 지낸 것으로 소개돼 더욱 의혹이 커지고 있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4일 국회 정론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동양대학교 총장상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상장의 원본 양식(왼쪽)과 오른쪽 표창장은 조 후보자의 딸이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비교해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4일 국회 정론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의 동양대학교 총장상 논란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열고 상장의 원본 양식(왼쪽)과 오른쪽 표창장은 조 후보자의 딸이 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비교해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표창장에 주민등록번호가 적힌 점도 눈길을 끈다.  ‘조O’라는 후보자 딸 이름 옆에 1991년 2월생으로 표기되는 주민등록번호가 찍혔다. 개인정보보호법 강화로 최근에는 정부가 주는 표창장에도 주민등록번호가 기재되지 않는다. 후보자 딸은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한 뒤에 법원 신청을 통해 주민등록번호를 91년 9월생으로 바꿨다.

 표창장에 ‘최우수봉사상’이라며 등급을 분류한 것도 의심을 사는 부분이다. ‘최우수봉사상’과 같은 등급은 보통 표창장이 아닌 상장에 표기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동양대 일반 상장에는 등급이 있다. 좌측 상단에 적힌 일련번호도 일반 상장은 ‘제2018-O호’라고 표기되지만, 후보자 딸 표창장은 ‘제 2012 2-01호’라고 적혀있어 양식이 일부 다른 점이 확인된다. 최성해 동양대 총장도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총장 표창을 준적도 없고 결재한 적도 없다”며  “일련번호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조 후보자는 인사청문회에서 “교수 임명 전부터 봉사활동이 시작됐다고 적힌 건 오기(誤記)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발급하지 않았기 때문에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딸아이가 경북 지역 청소년들을 위해 영어 에세이 첨삭이나 영어 활동 등 여러 봉사활동을 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최근 이를 확인하는 교수의 증언이 있었고, 상장을 추천했다는 진술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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