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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윤한덕 사진 붙이고…이국종 닥터헬기 날아올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아주대 이국종 교수의 닥터헬기가 병원 옥상 착륙장에 내리고 있다. 사진 중앙의 모자를 쓴 사람이 이 교수다. [사진 아주대 권역외상센터]

아주대 이국종 교수의 닥터헬기가 병원 옥상 착륙장에 내리고 있다. 사진 중앙의 모자를 쓴 사람이 이 교수다. [사진 아주대 권역외상센터]

이국종 아주대 의대 교수가 주도하는 '이국종 닥터헬기(응급헬기)'가 운행을 시작했다. 이 교수가 외상센터와 응급헬기의 중요성을 주창한지 약 15년 만이다. 이 헬기에는 올 초 설 연휴에 응급의료 현장을 지키다 순직한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혼이 깃들어 있다.

닥터헬기 출범식…이국종 "최선 다할 것"

이국종 센터장과 보건복지부는 6일 낮 이국종 닥터헬기 출범식을 열었다. 이 헬기는 지난달 31일 운항을 시작했다. 국내 일곱번째 닥터헬기다.

이국종 헬기는 현재 관숙비행을 주로 한다. 아직 정식 비행이 아니며 지형과 환경을 익히는 기간이다. 의료장비가 아직 다 탑재되지 않았다. 연말까지 관숙비행을 한다. 현행 소방헬기와 공동으로 활용하면서 연말께 소방헬기를 대체하게 된다.

이국종 헬기는 4일 첫 구조를 했다. 이 센터장이 출동해 평택의 건설 현장의 콘크리트에 깔린 남성 근로자를 구조했다. 콘크리트가 기도를 손상해 의식이 떨어지는 상태였다. 이 센터장은 "현장에 출동해 기도 삽관(기도를 뚫어 인공호흡관을 넣는 것)을 했고 중심정맥을 잡았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헬기 곳곳에 고(故) 윤한덕 센터장을 기리는 '아틀라스'를 새겼다. 꼬리 날개와 헬기 바닥 등에 새겼다. 헬기 안에 윤 센터장을 사진을 붙였다. 그의 희생정신을 따르겠다"고 말했다. 아틀라스는  그리스 신화 속 지구를 떠받치고 있는 거인 신을 말한다. 이 교수가 윤 센터장을 아틀라스에 비유했다. 다음은 이 센터장과 일문일답.

아주대 이국종 교수의 닥터헬기 안에 고(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사진이 붙어 있다.[사진 아주대 권역외상센터]

아주대 이국종 교수의 닥터헬기 안에 고(故) 윤한덕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의 사진이 붙어 있다.[사진 아주대 권역외상센터]

헬기가 몇 차례 비행했나.
아침 저녁으로 하루에 2~3차례 비행한다. 주로 관숙비행이다. 관숙비행 출동 건수를 늘려야 한다. 소방헬기도 지금 있다. 닥터헬기가 소방헬기를 인수·인계하는 중이다. 연말에 닥터헬기가 본격 운항한다. 
한 번 구조했다던데. 
평택에서 공사장에서 일하다가 콘크리트에 깔려 있던 환자다. 구조 비행 전날 이재명 경기지사와 함께 환자 착륙 거점을 익히기 위해 관숙비행한 곳이었다. (구조하는데) 운이 좋았다. 환자가 숨을 못 쉬고 있는데, 현장 처치를 다 했다.  
야간에도 비행하나.
물론이다. 야간에도 관숙비행을 한다.

이국종 헬기는 다른 6개의 닥터헬기와 달리 24시간 출동한다. 다른 헬기는 안전성을 고려하여 주간(일출~일몰)에만 운항한다.

아주대 이국종 교수의 닥터헬기가 비행하고 있다. [사진 아주대 권역외상센터]

아주대 이국종 교수의 닥터헬기가 비행하고 있다. [사진 아주대 권역외상센터]

헬기가 어떤가.
헬기가 크니까 훨씬 좋더라. 그날 비가 와서 상황이 안 좋았지만문제없었다. (다른 닥터헬기와 달리) 소방에서 주력기종으로 쓰는 믿음직한 헬기다. (헬기 도입) 예산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새 게 아니라 '중고 그랜저'를 산 것이다. 새것이 좋은 것만 아니다.
남은 문제는.
의료진이 없어서 걱정이다. 의사를 5명 충원해달라고 요구했는데 1명만 받았다. 간호사는 8명을 요청했는데, 한 명도 받지 못했다.
닥터헬기 운항을 시작한 소감은.
잘 운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보건복지부는 "새로운 닥터헬기(이국종 헬기)가 고속도로 교통사고, 등산객 추락 사고 등을 당한 중증외상환자를 구조하려면 구조대원이 필요한데, 새 헬기에는 필요에 따라 구조대원(소방대원)이 함께 탑승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방본부 구조대원 6명이 아주대로 파견돼 24시간 출동을 대기한다.

이번 헬기는 기존 기종보다 크고 더 멀리 운항할 수 있는 대형헬기다. 야간에 발생하는 대형재난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운항 거리가 838km에 이른다. 응급환자를 한 번에 6명 이상 이송할 수 있다.

신성식 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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