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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모십니다" 네이버·카카오 입사하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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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공채 뜬 네이버, 2년째 개발자데이 연 카카오

네이버는 3년 만의 하반기 개발자 공채를 앞두고 채용설명회 '오픈 클래스 2019'를 열었고, 카카오는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개발자 콘퍼런스 'if kakao 2019 개발자 콘퍼런스'를 열었다. [사진 각 사]

네이버는 3년 만의 하반기 개발자 공채를 앞두고 채용설명회 '오픈 클래스 2019'를 열었고, 카카오는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개발자 콘퍼런스 'if kakao 2019 개발자 콘퍼런스'를 열었다. [사진 각 사]

IT(정보기술)업계 양대산맥 네이버와 카카오가 '개발자 모시기'에 나섰다. 네이버는 2016년 이후 3년 만에 하반기 개발자 공채를, 카카오는 2년 연속 카카오 개발자 콘퍼런스를 연다. 두 회사 모두 개발자들의 '워너비 직장'으로 꼽히는 곳이다. 수평적인 조직 문화는 물론 이들이 보유한 방대한 데이터와 트래픽이 개발자라면 누구나 탐내는 최상의 재료이기 때문이다. 중앙일보는 하루 차이로 열린 두 현장을 찾았다.

취준생 1500명 몰린 네이버 개발자 채용설명회

28일 경기도 분당 네이버 그린팩토리 커넥트홀에서 열린 네이버 개발자 오픈 클래스(채용설명회). 김정민 기자

28일 경기도 분당 네이버 그린팩토리 커넥트홀에서 열린 네이버 개발자 오픈 클래스(채용설명회). 김정민 기자

"11번가와 쿠팡이 가격 경쟁을 하면 네이버 쇼핑은 10억개 상품 가격을 한 번에 업데이트해줘야 합니다. 초당 수만 요청이 오는 BTS 콘서트 예약 트래픽도 받아보실 수 있죠. 수천만, 수억 명이 쓰는 서비스를 1.5초 안에 로딩하는 경험도 네이버에선 할 수 있습니다."

28일 경기도 분당 네이버 그린팩토리. 최승락 네이버 쇼핑·플레이스 개발리더의 힘 있는 목소리가 퍼졌다. 앳된 얼굴의 예비 개발자 250여 명이 귀를 쫑긋 세웠다. '네이버 개발자 오픈 클래스(채용설명회) 2019' 현장 모습이다. 네이버는 대학생과 2년차 미만 개발자를 대상으로 이달 총 6번의 채용설명회를 열었다. 당초 2회 예정이었지만 신청자 1500명이 몰리면서 6회로 늘어났다. 참가자 중에는 제주에서 올라온 사람도 있었다.

28일 경기도 분당 네이버 그린팩토리 커넥트홀에서 열린 네이버 개발자 오픈 클래스(채용설명회)에서 참가자들이 간식을 받아가고 있다. 이날 간식은 청담동에서 네이버가 직접 공수해 온 쉑쉑버거가 지급됐다. 김정민 기자

28일 경기도 분당 네이버 그린팩토리 커넥트홀에서 열린 네이버 개발자 오픈 클래스(채용설명회)에서 참가자들이 간식을 받아가고 있다. 이날 간식은 청담동에서 네이버가 직접 공수해 온 쉑쉑버거가 지급됐다. 김정민 기자

류한나 네이버 TR(Talent Relationship, 고급인력 채용팀)리더와 현직 네이버 개발자 6명은 신입 개발자에게 필요한 자질로 ▶컴퓨터공학(CS) 기초역량 ▶개발에 대한 애정과 배우려는 의지 ▶논리적 사고력을 꼽았다.

이들은 "자격증, 대외활동보다는 학업과 프로젝트 경험이 더 중요하다"며 "특히 한 분야를 깊게 파본 사람, 기초가 탄탄한 사람이 실제 현장에서의 습득 속도도 빠르다. 여러 게임을 해본 사람 말고 한 게임의 '만렙'을 찍어본 사람을 원한다"고 구체적인 인재상을 밝혔다. 최승락 리더는 "CS 기본이 튼튼한 사람과 여러 프로젝트를 해본 사람 중 한 명만 뽑는다면 전자일 것"이라고도 조언했다.

28일 경기도 분당 네이버 그린팩토리 커넥트홀에서 열린 네이버 개발자 오픈 클래스(채용설명회)의 현직 개발자 패널 토크. 김정민 기자

28일 경기도 분당 네이버 그린팩토리 커넥트홀에서 열린 네이버 개발자 오픈 클래스(채용설명회)의 현직 개발자 패널 토크. 김정민 기자

개발에의 애정에 대해 이들은 "심심하면 자꾸 이것저것 해보는 사람들이 있다. 채용된 사람 중엔 '재밌을 것 같아서 핸드폰 손난로(온갖 연산을 돌려 스마트폰을 뜨겁게 만든 것)를 만들어봤다'는 사람도 있었다"고 말했다. 논리적 사고력에 대해서는 "예컨대 '머리카락 개수를 세보아라' 등의 질문에 어떤 접근을 하는지 보는 것"이라며 "단위면적 당 머리카락 수가 몇 개이니 총면적에선 몇 개 등으로 추론한다면 논리적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9월 중 공채 공고를 낼 예정이다. 정원은 000명, 세 자릿수다. "좋은 개발자라면 무한으로 뽑을 것"이란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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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개발자 4000명 결집한 카카오 개발자 콘퍼런스

29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if 카카오 2019 개발자 콘퍼런스. 김정민 기자

29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if 카카오 2019 개발자 콘퍼런스. 김정민 기자

카카오는 29일과 30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이프(if) 카카오 2019 개발자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현직 카카오 개발자들의 경험담을 들으려는 대학생과 타사 개발자 등 개발에 관심 있는 4000여 명이 몰렸다. 카카오 개발자 콘퍼런스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다. 행사일과 참가 인원이 모두 2배가 됐다. 29일 행사에선 '수만 건의 주문을 1초 만에 처리하는 기술' 등 25개 세션과 계열사별 상담 부스가 마련됐다.

29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if 카카오 2019 개발자 콘퍼런스에는 계열사별 상담 부스가 마련됐다. 김정민 기자

29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if 카카오 2019 개발자 콘퍼런스에는 계열사별 상담 부스가 마련됐다. 김정민 기자

상담 부스에선 채용 문의 등이 활발하게 이뤄졌다. 신동민 카카오페이 채용팀장은 "올해 안에 두 자릿수 이상을 뽑을 것"이라며 "기술력과 실무 능력 외에도 의견 개진 능력 등 본인이 카카오의 협업 문화와 바텀업(아래서 위로 올라가는) 의사 결정 구조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사람인지 고민해보라"고 조언했다.

40분간 카카오 직원이 되어보는 체험 행사 '비커밍 카카오'도 인기 코너였다. 4인 1조로 각자 영어 이름을 짓고(카카오는 서로 영어 이름을 부른다) 협업 방식 '신충헌(신뢰·충돌·헌신)'을 적용한 모의 회의 등에 참가하는 행사다. 모의 회의에서는 랜덤 역할극을 통해 서로 언어가 다른 개발자와 기획자가 어떻게 소통하는지를 체험할 수 있었다.

중앙일보 김정민 기자가 29일 카카오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비커밍 카카오'를 체험 중이다. '신충헌'을 적용한 모의 회의에서는 개발, 서비스기획, 사업전략 중 랜덤으로 역할을 맡게 된다. '신충헌'은 서로 좋은 의도를 갖고 있다는 믿음(신뢰)을 기반으로 불편함을 감수하고 각자의 입장에서 대립(충돌)한 뒤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수용(헌신)한다는 원칙이다. [사진 카카오]

중앙일보 김정민 기자가 29일 카카오 개발자 콘퍼런스에서 '비커밍 카카오'를 체험 중이다. '신충헌'을 적용한 모의 회의에서는 개발, 서비스기획, 사업전략 중 랜덤으로 역할을 맡게 된다. '신충헌'은 서로 좋은 의도를 갖고 있다는 믿음(신뢰)을 기반으로 불편함을 감수하고 각자의 입장에서 대립(충돌)한 뒤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수용(헌신)한다는 원칙이다. [사진 카카오]

카카오는 내달 4일까지 본사와 6개 계열사에서 '블라인드 공채' 지원자를 접수한다. 10월 중 최종 합격자를 선발하고 2020년 1월 입사시킬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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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회사 모두 키워드는 '성장'

네이버·카카오 2019 하반기 공채.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네이버·카카오 2019 하반기 공채.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신정환 카카오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올해 콘퍼런스 키워드를 '성장'으로 꼽으며 "세상의 성장과 변화에는 그걸 만드는 주인공의 성장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네이버 또한 "몇 년만 지나면 지금 알고 있는 기술은 쓸모없어지는 세계"라며 변화가 빠른 IT업계의 가장 중요한 자질로 성장 욕구를 꼽았다.

이들이 성장을 강조하는 배경엔 구글·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공룡들과 매일 초 단위 대결을 벌여야 한다는 현실적 고민이 담겨있다. 두 곳 모두 최근 핀테크 등을 앞세워 신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 중인 점도 한몫한다. 네이버 관계자는 "겉으론 복지 좋은 회사, 놀기 좋은 회사처럼 보이지만 내부는 매일 같이 치열한 전투 중"이라며 "성장하지 않으면 생존 자체가 어려운 업계다. 전투력 넘치는 젊은 개발자들의 대규모 수급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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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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