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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지도부, 검찰엔 연일 견제구…당내에선 가늘어지는 '조국 사수' 목소리

중앙일보

입력

더불어민주당은 29일에도 검찰을 향한 견제구를 계속 던졌다. 검찰은 이날도 민주당 소속 오거돈 부산시장 집무실을 압수수색하며 수사 강도를 높였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자난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자난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압수수색 문제는 대단히 이례적이고 그런 점에서 유감”이라고 말했다. 전날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주변 의혹과 관련해 검찰이 벌인 압수수색에 대해 이해찬 대표가 “이런 일이 나라를 어지럽게 하는 것”이라고 평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진행자가 던진 ‘나라를 어지럽히는 행위, 검찰의 적폐 등 이 대표의 발언과 같은 생각이냐’는 취지의 질문에 이 원내대표는 “예”라고 답한 뒤 “(이번) 압수수색은 어떤 의미에서는 국회의 정상적인 청문 절차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또 그는 “검찰이 (그동안) 보여준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는 행위가 이번 사례를 통해 다시 반복된다면 검찰 개혁에 대한 국민적 요구가 더 거세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이 대표와 박광온 최고위원 등의 발언이 주로 피의사실 유포에 대한 우려였던 것에 비해 이 원내대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수사 착수 시점과 방법에 대해 지적한 것이다.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이날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해 “압수수색 시기가 부적절하고 방식에 대단히 문제가 크다”고 말했다. 조 정책위의장은 “압수물의 제목과 내용이 언론을 통해 유출되고 후보자 가족의 출국금지까지 무분별하게 보도되는 것은 검찰 내부에서 수사 정보를 대놓고 흘리고 있는 셈”이라고 했다.

검찰을 향한 당 지도부의 메시지는 강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당 구성원들의 ‘조국 사수’ 목소리는 가늘어지고 있다. 민주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되돌아가기엔 너무 많이 갔다”고 말했다. 한 초선 의원은 “조국 카드를 내려놓는 것은 세력간 힘의 대결에서 패주하는 꼴이라 여론에 맞서 버틸 수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어디까지 갈지 알 수 없는 검찰 수사가 대형 변수가 됐다”고 말했다. 한 중진의원의 보좌관은 “주변 보좌진들을 통해 들어보면 청문회까지는 지켜보자는 데 의원들 사이에 이견이 없지만 검찰 수사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하는 상황이 되면 다른 이야기를 하는 의원들이 꽤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뉴스1]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뉴스1]

한편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이날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출연해 조국 후보자를 위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유 이사장은 2006년 자신이 보건복지부 장관에 임명될 당시를 떠올렸다. 유 이사장은 “(나를 때리는 것은) 노무현 대통령을 때리는 거였다. 이대로 임명하면 정권은 끝날 날 줄 알아라, 이런 이야기들이 공공연하게 이루어졌다”며 “약간 데자뷰 느낌 있지요”라고 말했다. 유 이사장은 “검증과 관련되어 있는 문제 제기 중에 단 하나라도 조국 후보자가 심각한 도덕적 비난을 받거나 법을 위반한 행위로 볼 수 있는 일을 한 게 있느냐. 한 개도 없다”며 “그런 게 청문회 과정을 통해서 한 개라도 드러나면 조국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임장혁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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