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추석인데…찬바람 'TK' 체불 830억원, 1만7857명 '빈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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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 [뉴스1]

이낙연 국무총리. [뉴스1]

지난 22일 이낙연 국무총리가 국정현안점검 조정회의를 주관했다. 이 자리에서 이 총리는 올 1∼7월 체불 임금 규모가 역대 최고액인 1조112억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곤 노동당국 등 유관기관의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TK 체불 2.7%늘어 #29인 이하 사업장 체불 임금 많아

추석을 앞두고, 체불 임금으로 어려움을 겪는 근로자가 많다. 지난해 이맘때보다도 체불 임금이 더 늘어난 TK(대구·경북)도 이런 곳 중 하나다. 근로자들이 현재 받지 못한 임금만 830억원 이상이다.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은 29일 "대구·경북 근로자 체불 임금 현황(올 7월 기준)을 자체 조사한 결과, 체불 임금은 830억8100만원, 체불 근로자는 1만7857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지난해 7월 기준)보다 각각 체불 임금(809억1500만원)은 21억8400만원(2.7%), 근로자(1만7469명)는 384명(2.2%)이 늘어난 것이다.

체불 이미지. [중앙포토]

체불 이미지. [중앙포토]

TK 체불 임금은 사업장 규모가 크지 않은 곳에서 주로 많이 발생했다. 5인에서 29인 사이 사업장이 전체 체불 임금 가운데 332억1500만원을 차지했다. 30인에서 99인 사업장이 187억300만원, 100인에서 299인 사업장이 53억72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300인 이상 대형 사업장의 체불 임금은 3억5200만원이었다. 5인 이하 영세 사업장 체불 임금도 254억3900만원에 이른다.

체불 근로자가 가장 많은 일자리는 제조업이었다. 414억500만원의 임금이 제조업 일자리에서 발생한 상태다. 제조업의 불황 탓인지, 지난해(371억6800만 원)보다도 체불 임금이 11.4% 증가했다. 건설업이 132억8700만원, 도·소매업, 음식·숙박업이 79억1400만원, 운수·창고·통신업이 25억2900만원, 금융·보험·부동산업이 73억88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대구고용노동청은 '체불청산지원기동반'을 꾸린 상태다. 추석 직전인 다음달 11일까지 기간을 정해 대대적인 체불 임금 청산 활동에 들어갔다. 근로감독관들은 평일은 오후 9시까지, 휴일은 오후 6시까지 비상근무를 한다.

검찰도 나섰다. 대검찰청 공공수사부가 추석 전 근로자들의 체불 임금 청산을 지원한다. 이에 따라 검찰은 악의적인 체불 임금 사업주를 정식재판에 넘겨 재판 진행 중에 근로자들이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기소중지 사건의 경우, 적극적으로 사업주 소재를 파악해 체불 임금을 청산할 수 있도록 돕고, 상습 체불 사업주는 구속 수사를 기준으로 세웠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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