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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 조국 정책공약에 “정신장애인 혐오·차별 조장” 정면 비판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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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뉴스1]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이 조국(54)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발표한 정신질환자 관련 정책공약을 비판했다. “정신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확산시키는 등 혐오와 차별을 조장한다는 점에서 깊은 우려를 표한다”면서다.

민변 소수자인권위원회는 28일 ‘조국 후보자의 범죄를 반복하는 정신질환자 정책공약에 대한 입장’을 내고 이같이 밝혔다.

민변이 비판한 것은 지난 20일 조 후보자가 발표한 첫 번째 정책공약 ‘국민들의 일상의 안전과 행복, 지켜드리겠습니다’ 중 정신질환자에 의한 범죄 대책 부분이다. 당시 조 후보자는 “범죄를 반복하는 정신질환자를 국가가 적극 치료하여 국민들이 불시에 범죄 피해를 입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정신질환자들의 강력사건이 국민의 일상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으므로 치료명령 등의 강화를 통해 범죄를 예방하겠다”고 밝혔다.

정신질환자에 의한 강력 사건이 국민 일상의 안전을 위협하므로 치료 명령 등을 강화해 범죄를 예방해야한다는 공약이다.

이에 대해 민변은 대검찰청의 범죄분석 자료를 제시하며 “정신장애인의 범죄율이 일반인보다 훨씬 낮음에도 후보자는 최근에 발생한 특정 사건만 거론하며 정신장애인의 강력범죄 사건이 일상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언급했다”고 비판했다.

민변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정신질환자가 범죄를 저지른 비율은 0.136%이다. 같은 기간 전체 인구 범죄율이 3.93%로 28.9배 높고, 살인이나 강도 등 강력범죄를 저지른 비율도 정신장애인이 0.014%로 전체 강력범죄율 0.065%보다 5배 정도 낮다는 지적이다.

민변은 또 “법무부 장관은 국가 인권정책 주무 부처의 장이기도 하다”며 “정신장애인을 사실상 우범자와 등치해 관리하겠다는 이런 공약은 법무부 주도로 작성된 ‘제3차 인권정책 기본계획’의 내용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보편적 인권을 지향할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서 발표한 첫 번째 정책공약이 정신장애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조장한다는 점에서 우려를 표한다”며 “향후 인사청문회 등에서 이에 대해 해명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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