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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방차관보 "지소미아 종료결정 재고하기 바란다" 촉구

중앙일보

입력

지난 5월 한·미·일 안보회의(DTT) 참석차 방한한 랜들 슈라이버 미 국방부 차관보(가운데)가 국방부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지난 5월 한·미·일 안보회의(DTT) 참석차 방한한 랜들 슈라이버 미 국방부 차관보(가운데)가 국방부 청사로 들어가고 있다. [뉴스1]

랜들 슈라이버 미국 국방부 차관보가 한국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재고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한 것이다.
그는 또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사전 통지를 받지 못했다고도 했다.

미국의 아시아·태평양 안보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슈라이버 차관보는 27일 이뤄진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한일 양국 간에) 긴장이 계속돼 이익을 얻는 것은 중국·북한·러시아"라며 한일 관계 조기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우려와 실망을 표명했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강한 우려와 실망을 느낀다"는 미 국방부와 국무부의 입장을 재차 확인한 것이다.
그는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한 최종적인 판단은 주권국가의 결단"이라면서도 "우리에게 가능한 것은 그런 결정이 초래할 부정적인 측면과 위험 등을 지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슈라이버 차관보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철회하도록 미국이 집요하게 압력을 넣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슈라이버 차관보는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린 과정에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지소미아 관련) 구체적인 결정에 대해 (한국 정부로부터) 사전통보가 없었다"며 "지소미아 종료가 발표된 시점에 우리는 아직 검토중인 것으로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니혼게이자이 신문은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파기 결정이 미 정부에게는 서프라이즈였음을 시사한다"며 "한국 정부는 지소미아 파기에 대해 '미국의 이해를 얻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미국 측과의 견해 차이가 더욱 선명해졌다"고 보도했다.

지소미아가 효력을 잃어도 미국이 중개자 역할을 해 한·미·일 간 정보공유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도 있지만, 슈라이버 차관보는 "(정보공유 과정이) 복잡하고 속도도 느려진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 그는 "현재 안전보장 환경 하에서 최적(인 결정)은 아니다"라며 "북한이 정치적 수단으로서 뿐만 아니라 능력 향상을 위해서도 (미사일 발사를) 실시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동북아에서 한·미·일 협력이 필수적인 이유로 그는 북한·중국·러시아의 위협이 증가하고 있는 점을 꼽았다.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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