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모색했던 민주당, 서초동 변수에 당혹…“압수수색 몰랐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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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추석 민생안정대책 논의를 위한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무총리 공관에서 열린 추석 민생안정대책 논의를 위한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우상조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7일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검찰의 동시다발적 압수수색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조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한 정면돌파로 가닥을 잡아가는 와중에 나온 서초동발 변수에 당황하는 기색이었다.

민주당 핵심 인사는 이날 “우리도 몰랐다. 당혹스럽다”고 말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 측근으로 꼽히는 그는 “이 대표는 압수수색 보도를 접한 뒤 특별한 말이 없었다. 이 대표도 예상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조 후보자 청문회 일정 조율을 위해 국회를 방문한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을 만나 압수수색이 미칠 파장과 이에 따른 청문회 대응 전략 등을 논의했다고 한다.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공식 논평에서 ‘유감’이란 표현을 썼다. 홍 수석대변인은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를 앞둔 시점에 압수수색이 진행된 것에 유감을 표한다”면서 “이번 압수수색이 검찰개혁을 방해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아니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공식 논평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서는 압수수색 조치에 대한 질문에 “전혀 몰랐다. 검찰은 투명하게, 공정하게 수사를 하면 된다”고 했었다.

민주당은 내부적으로 전날 여야의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합의안(9월 2~3일 실시)이 나올 때까지만 해도 청문회 이후 국면 반전을 모색하는 기류였다. 민주당 한 의원은 “조 후보자를 둘러싼 여론이 지난주 계속 악화됐다가 주말에 조금 반등하는 분위기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조국 수호 단일대오’로 나선 민주당이 여론전을 펴면서 조 후보자 반대 여론이 다소 수그러지는 움직임이 감지됐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조 후보자가 청문회에서 낮은 자세로 국민 앞에 호소하면 조 후보자 찬반 여론이 얼추 비슷해질 수 있고 이 흐름을 타면 대통령도 장관 임명을 할 수 있을 거란 예상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검찰 압수수색으로 상황이 급변하게 된 것이다. 이 의원은 “모든 게 혼란스럽다”고 했다. 민주당에선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르게 된 상황이 ‘조국 불가론’을 키울 수 있어 걱정된다는 목소리도 들렸다.

대응 전략을 검토한 민주당은 ‘청문회 정면돌파’로 다시 가닥을 잡았다고 한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현재로선 다른 방법이 없지 않느냐”며 “청문회에서 국민 앞에 소상히 해명하고 판단을 구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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