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국 블랙홀’이 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정의당 ‘데스노트’를 피해갈 수 있을까. 법무부 인사청문회 준비단이 26일 국회를 찾아 정의당 지도부를 면담한다. 조 후보자를 대신해 청문회 주요 쟁점을 직접 해명하기 위해서다.
청문회 준비단은 이날 오후 3시 정의당 지도부와 만난다. 단장을 맡은 김후곤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이 직접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찾는다. 정의당 측은 윤소하 원내대표, 김종대 수석대변인, 박원석 정책위의장이 동석한다고 밝혔다. 접견은 비공개로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정의당은 지난 22일 준비단에 공식 소명 요청서를 보내 조 후보자와 관련된 ‘3대 의혹’을 설명해달라고 요구했다. ▶조 후보자 딸의 논문 제1저자 논란 및 대학 입학 ▶웅동학원 소송 ▶부친 재산 처분에 관련 의혹 등이 요청서에 담겼다. 지금까지 언론을 통해 제기된 숱한 의혹 중 법적·절차적 문제가 가장 크게 논란이 된 핵심 쟁점들이다.
정의당은 일단 준비단 해명을 들은 뒤 추가 소명이 더 필요한지를 검토하겠단 입장이다. 조 후보자의 최종 ‘데스노트’ 등재 여부 결정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수 있다. 이에 대해 정의당 관계자는 “국민 관심이 집중된 사안이라 빠른 판단이 필요하다”면서 “다만 (면담) 당일 판단할지는 확정된 상태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의당이 조 후보자와 관련해 민주당과 공조 기류를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을 제기한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 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 개편을 추진 중인데 여기에 민주당 협조가 필요한 상황이라서다. 오현주 정의당 대변인은 지난 23일 “자유한국당은 정의당의 ‘데스노트’를 탐내지 말라”면서 “국회로 돌아와 더불어민주당과 청문회 일정이나 어서 잡기 바란다”고 말했다.
현 정부 들어 정의당이 반대한 장관급 후보자는 대체로 낙마했다. 다른 야당과 의견이 갈라졌을 때도 유독 ‘정의당이 찍으면 하차하는’ 경우가 많아 ‘데스노트’란 말이 생겼다.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후보자, 박성진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등이 대표적 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 이낙연 국무총리 등은 정의당의 ‘OK 사인’ 이후 최종 임명됐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