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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걱정도 되고, 가족 몰래 받고 싶고…주유소 무인 택배함이 뜬다

중앙일보

입력

한 소비자가 주유소에 설치된 무인택배함인 스마일박스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 이베이코리아]

한 소비자가 주유소에 설치된 무인택배함인 스마일박스를 이용하고 있다. [사진 이베이코리아]

#. 서울 관악구에서 사는 최유진(27)씨는 온라인으로 상품을 주문하면 꼭 무인 택배함에서 수령한다. 택배와 관련한 여성 대상 범죄 뉴스를 보고 생긴 습관이다. 최씨는 “혼자 살다 보니 집을 자주 비우기도 하고, 모르는 사람에게 문을 열어주기도 무서워서 무인 택배함을 이용하게 됐다”며 “시간 관계없이 물건을 찾을 수 있어 편하다”고 했다.

#.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김민식(36)씨도 회사 근처 주유소에 있는 무인 택배함을 애용한다. 그는 “취미로 프라모델을 조립하는데 가족 몰래 주문하면 집에서 받기가 곤란해 무인 택배함을 이용하기 시작했다”며 “퇴근길에 주유소 옆 무인 택배함에 들러 물품은 차에 넣어 들어간다. 아내 잔소리를 피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 변화에 따라 e커머스 택배 배송 서비스도 변화하고 있다. 1인 및 맞벌이 가구 증가와 안전, 사생활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늘면서 유통업계가 생활밀착형 물류 거점 확대에 나서고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7월 주유소와 슈퍼마켓 등 거점을 확보해 무인 택배함 ‘스마일 박스’를 설치했다. 2016년 9월 첫선을 보인 스마일 박스는 G마켓, 옥션, G9 등에서 상품을 구매하면 편의점 GS25나 대학교 기숙사, 병원 등에 설치된 무인 택배함에서 물건을 찾을 수 있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365일 연중무휴로 24시간 내내 이용할 수 있고 주문은 물론 교환이나 반품 시에도 이용이 가능해 소비자의 호응을 얻고 있다. 현재 서울과 경기 지역 600곳 등 전국 1000여 개의 스마일 박스가 운영된다.

이베이코리아는 최근 GS칼텍스, SK에너지, GS리테일과 제휴해 스마일 박스를 각 사 주유소와 슈퍼마켓으로 확대했다. 서울 관악구에 있는 GS칼텍스 락성주유소, GS칼텍스 여의도 주유소와 SK에너지 보라매 셀프주유소 등에 처음 설치됐다. 여기에 서울 송파구와 관악구 등 18곳의 GS 슈퍼마켓에도 스마일 박스가 설치됐다. 이베이코리아는 최근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부상한 주유소와 슈퍼마켓을 광역 물류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베이코리아의 서동우 상품전략실장은 “이커머스와 슈퍼마켓, 주유소라는 생활밀착형 인프라의 결합으로 높은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새로운 ‘라스트 마일’ 거점을 확대해 고객에게 더 편리하고 차별화된 쇼핑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서울시가 지난 1월 15일부터 현대오일뱅크 신사현대, 사당셀프, 구로셀프, 관악셀프, 중원점 등 5곳에서 여성 안심 택배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지난 1월 15일부터 현대오일뱅크 신사현대, 사당셀프, 구로셀프, 관악셀프, 중원점 등 5곳에서 여성 안심 택배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최근 한국은 물론 해외에서도 오프라인 매장이나 주유소의 유휴 공간을 활용한 무인 택배 및 보관함 서비스가 성장하는 추세다. 현대오일뱅크는 최근 스타트업 브랜드 ‘오호’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사당 셀프주유소에 셀프스토리지 1호점을 열었다. 셀프 스토리지는 일정 공간을 자유롭게 개인 창고로 사용할 수 있도록 대여하거나 짐을 박스 단위로 보관해주는 서비스다. 코레일도 2014년 물류 신사업으로 창고사업에 진출해 지하철 4호선 산본역에 신개념 도심형 창고인 ‘코레일 스토리지’를 운영하고 있다.

알리바바는 2015년 중국 석유화학이 보유한 주유소 2만곳 가운데 5000곳을 인수했다. 알리바바 온라인쇼핑몰 타오바오 몰에선 중국 석유화학 주유소의 온라인 편의점을 운영하면서 소비자가 지정한 주유소 편의점에서 물건을 수령할 수 있도록 했다.

곽재민 기자 jmkwa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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