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의 ‘인턴 특혜’ 논란과 관련해 23일 공주대가 긴급 윤리위원회를 열었다. 지난 21일 의혹이 처음 제기된 지 나흘만이다.
공주대는 이날 오전 10시30분 산학연구관 405호실에서 연구윤리위원회를 열고 조씨가 2009년 생명공학연구소에서 K(57)교수가 진행한 인턴십에 3주간 참여한 뒤 국제학술대회에 동행한 게 적절했는지 등을 논의했다. K교수는 윤리위원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윤리위, 회의 직후 "회의결과 자료로 발표하겠다" 밝혀 #K교수, 윤리위 참석하지 않고 연구실에도 나오지 않아 #공주대 "의혹 제기된뒤 K교수 총장에 한번도 연락없어"
1시간가량의 회의를 마친 뒤 윤리위원장인 임경호(산학협력단장) 교수는 윤리위 개최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여러분들이 (조씨와 관련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느냐”며 “비공개가 원칙이라 말씀드릴 수 없고 학교 측을 통해 자료로 낼 것”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를 비롯해 윤리위원회에 참석했던 위원들은 회의장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급하게 자리를 떴다. 임 교수도 회의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한 뒤 미리 마련된 SUV 차를 타고 연구관을 빠져나갔다.
공주대는 당시 K교수가 정당한 절차를 거쳐 조씨를 인턴십에 참여시켰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국제학술대회에서 조씨가 자료 요약본을 발표한 게 정당했는지 등도 조사한다.
원성수 공주대 총장은 이날 오후 2시30분 총장실에서 보직교수를 소집, 회의를 갖고 앞으로의 대책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K교수로부터 직접 소명을 들은 뒤 2차 윤리위원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측에 따르면 K교수는 의혹이 제기된 뒤 학교 책임자인 총장에게 한 번도 관련 내용을 보고하거나 연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공주대 관계자는 “회의에서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며 “회의 결과를 종합한 뒤 학교 측의 공식입장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K교수의 연구실은 지난 21일부터 사흘째 문이 굳게 잠겨 있었다. 그는 21~22일 출장을 이유로 연구실에 나오지 않았고 23일에는 정상출근이 예정됐지만, 연구실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K교수는 지난 22일 중앙일보의 인터뷰에서 “오래전 일이라 정확하게 기억하지 않지만, 당시에는 고등학생을 인턴으로 뽑지 않았기 때문에 조 후보자의 딸이 먼저 연락을 해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좋은 경험을 시켜줄 수 있을 것 같아서 발표 초록에 제3저자로 기재하고 학회에서 발표할 수 있도록 했다”며 “조 후보자의 부인인 정씨가 딸 면접을 보는데 같이 와 놀랐고 그때까지 그 학생이 정씨 딸인 줄은 몰랐다”고 강조했다.
K교수는 “우리 애들은 그런 스펙 하나도 못 쌓고 정시로 학교에 갔다. 국민이 분노하는 부분 다 이해한다”며 “이런 거로 덕 볼 생각하지 말라고, 인턴 하고 싶다는 학생들 면담할 때 꼭 얘기했다”고 말했다.
공주=신진호 기자 shin.ji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