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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반일 종족주의’에 분노 “책 다 걷어 들이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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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 14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의 조선신궁터 인근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동상 제막식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인 14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의 조선신궁터 인근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비' 동상 제막식에서 이용수 할머니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이영훈 전 서울대 교수의 역사서 『반일 종족주의』에 대해 “책을 다 걷어 들이라”고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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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할머니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 전 교수를 겨냥해 “이 친일파가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친일파 행세를 그대로 나타내고 있는데, 너 조상을 팔아먹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네가 교수면서 공부를 가르친 학생들이 참 불쌍하다”며 “지금 하늘나라에 있는 할머니들도 다 너를 인간이라고 보지 않고 미친 인간이라고 본다. 지금이라도 책 전부 환수하고 거둬들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교수의 사과도 촉구했다. 이 할머니는 “만천하에다가 사죄, 무릎 꿇고 사죄하지 않으면 그냥 두지 않을 것이다. 책을 다 거두고 국민 앞에 무릎 꿇고 사죄하지 않으면 너 그냥 둘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위안부 문제는 조작됐다. 거짓 기억을 만들어냈다”는 『반일 종족주의』 저자들의 주장에 대해 “내가 피해자”라며 반박했다. 그는 “역사의 산증인 이용수가 지금 너한테 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영훈 교수는 최근 논란의 중심에 있는 『반일 종족주의』의 대표저자다. 이 책은 위안부 문제가 조작됐으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없는 얘기를 지어내고 있다는 내용과 함께 한국의 경제성장 원동력은 일제강점기에서 비롯됐다는 주장을 담고 있다.

이 전 교수는 2004년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일본군 위안소를 공창 형태의 성매매업소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져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사과한 바 있다.

함께 출연한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양학부 교수도 ‘위안부가 성노예가 아니’라는 주장에 대해 “왜곡된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에 관한 자료들이 상당수 태워졌지만, 남아 있는 공문서만 봐도 위안부가 강제적으로 연행되었다는 것은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근 『반일 종족주의』가 베스트셀러에가 된 데 대해 “대량으로 누군가 사주는 것일 수 있다”며 “노이즈 마케팅에 말려 들어가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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