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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찢기' 러시아 여자배구 코치, 2경기 출장정지 징계

중앙일보

입력

'눈 찢기 세리머니'로 논란을 일으킨 세르지오 부사토(53·이탈리아)가 국제대회 2경기 출장정지의 징계를 받았다.

눈 찢기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러시아 여자 배구대표팀 부사토 코치. [사진 러시아 스포르츠24 캡처]

눈 찢기 세리머니를 하고 있는 러시아 여자 배구대표팀 부사토 코치. [사진 러시아 스포르츠24 캡처]

대한배구협회는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러시아배구협회가 부사토 코치의 인종차별적 행위에 대해 대한민국배구협회에 공식 사과문을 발송했다. 러시아배구협회는 부사토 코치에게 러시아 대표팀이 참가하는 국제대회 2경기 출장정지의 징계를 내렸다"고 전했다.

러시아 여자배구 대표팀은 지난 5일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의 얀타르니경기장에서 열린 2020년 도쿄 올림픽 세계예선 E조 3차전에서 한국을 3-2로 이기고, 조별리그에서 3승을 거둬 도쿄 올림픽 출전을 확정했다. 경기 승리 후 부사토 코치는 너무 기쁜 나머지 양 손으로 눈을 찢는 세리머니를 했다. 이는 눈이 작은 아시아인들을 비하하는 의미를 담은 행동이다.

그런데 부사토 코치는 지난 8일 러시아 스포츠 매체 스포르트24와 인터뷰에서 "내 행동은 러시아가 도쿄 올림픽에 나가게 된 것을 축하하기 위한 것이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을 때 삼바 춤을 춘 것과 같은 맥락의 행동이었다"고 황당한 변명을 했다.

'눈 찢기' 세리머니는 국제축구연맹(FIFA)이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등에서 금지하고 있는 행동 중 하나다. 반면 국제배구연맹(FIVB)은 해당 세리머니에 대한 금지 조항을 따로 두고 있지 않다. 그러나 지난 7일 배구협회는 러시아 코치의 인종차별적 행위에 공식적으로 항의했다. FIVB와 러시아배구협회에 공문을 보내 항의하는 한편 해당 코치에 대한 징계 등 적절한 조치를 요구했다.

러시아배구협회는 사과문과 함께 부사토 코치에게 2경기 출장정지 징계로 마무리했다. 사과문에는 "당시 부사토 코치의 행동은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것에 대한 기쁨의 표시였을 뿐, 한국 팀을 공격하거나 무례하게 대할 의도는 없었다. 다시 한 번 깊은 사과를 받아줄 것을 요청한다. 향후 양국 협회가 더욱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는 뜻이 담겨있었다.

대한배구협회는 "러시아배구협회와 국제배구연맹에 이와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기 않기를 바라며 이를 위한 적절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전했다.

박소영 기자 psy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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