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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버섯 20% 싼 ‘바로마켓’ 아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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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열리는 과천시 경마공원 인근의 바로마켓. [사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열리는 과천시 경마공원 인근의 바로마켓. [사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지난달 17일 경기도 과천시 경마공원역 인근 공터에 약 100m 길이의 장터가 들어섰다. 녹색 천막 아래로 송이버섯, 아오리 사과, 토하젓 등 농·수산물이 펼쳐져 있어 시골 오일장을 연상시켰다. 제품에는 각자 ‘브랜드’가 있다. 지역명과 농장 그리고 판매자의 이름이다. 옥수수는 충북 증평 양지농원에서 왔다. 가격은 1개 500원. 송이버섯은 경북 영양, 토하젓은 전남 장성이 고향이다. 전국 농가가 직접 기른 농산물을 사고파는 이 장터의 이름은 ‘바로마켓’이다.

140여 농가 450개 농산물 직거래 #과천 경마공원 옆 주2회 장 열려 #작년 청주점 이어 전국 확대키로

2009년 개장해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과천 바로마켓이 전국으로 확산할 움직임이다. 매주 수·목요일 오전 11시 문을 여는 바로마켓은 직거래를 통해 농산물을 시중가보다 15~20%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 복잡한 유통경로를 거치지 않고 산지에서 직배송해 가격 거품을 뺀 덕이다. 소비자는 싸게 사고, 농민은 제값을 받는 구조다.

지난 10년간 참여 농가와 거래 농산물 품목 수도 꾸준히 늘었다. 바로마켓에서는 전국 140여 개 농가가 약 450여 개의 지역특산 가공품을 거래한다. 여기에 이동식 축산차량과 푸드트럭까지 참여한다. 양파·마늘 등 농산물 가격이 내려가는 수급 불안 시기에는 요리교실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생산 농가를 돕는다. 지난달에는 ‘양파 소비촉진 쉐프초청 요리교실’이 열리기도 했다.

경기도 군포시에 거주하는 홍희진(33)씨는 “구매 금액의 1%를 적립해주는 포인트 제도를 이용하는 재미가 쏠쏠하다”며 “지하철역과 가까워 찾아오기 쉽고, 차를 가져올 때는 주차공간이 넓어 편리하다”고 말했다.

농가관리·고객 민원 대응이 체계적인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바로마켓은 정부가 2년에 한 번 직접 선정하는 위탁 운영기관이 현장을 밀착 관리한다. 현재 운영기관인 사단법인 한국농식품법인연합회는 농가로부터 연간 생산계획서를 받아 품목 간 과당경쟁이 발생하는 것을 막는다. 또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합동 현지 실사를 통해 직접생산 여부를 확인하는 등 농가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덕분에 바로마켓은 하루 약 1만 명 이상의 소비자가 방문하는 직거래 장터로 성장했다. 하루 평균 매출액은 약 1억2000만원에 달한다. 이헌규 바로마켓 운영국장은 “고객 데이터베이스(DB)를 이용해 매주 장터 소식을 전하고, 1년에 한 번 고객만족도 조사를 통해 운영상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같은 도심 속 대규모 장터를 전국에 확산시킬 계획이다. 지난해 6월 문을 연 바로마켓 청주점에 이어 ‘제3의 바로마켓’ 발굴 작업을 진행 중이다.

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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