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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머리는?”…인어공주 캐스팅 논란 '할리 베일리' 직접 답했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실사판 주인공에 할리 베일리를 캐스팅했다고 밝힌 디즈니. [사진 트위터]

애니메이션 '인어공주' 실사판 주인공에 할리 베일리를 캐스팅했다고 밝힌 디즈니. [사진 트위터]

디즈니 실사영화 '인어공주' 캐스팅 논란에 휩싸인 배우 할리 베일리(19)가 침묵을 깨고 처음으로 입장을 밝혔다. 논란이 불거진 지 약 한 달 만이다.

할리 베일리는 7일(현지시간) 미국 LA에서 열린 '파워 영 할리우드' 행사에 참석해 자신의 캐스팅 논란을 직접 언급했다. 그는 "나는 부정적 반응에 신경 쓰지 않는다"며 "나는 이 역할이 나보다 더 중요하고 위대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영화에 참여하게 돼 굉장히 기쁘다"고 밝혔다.

이어 "애리얼 역을 연기는 내게 정말 특별한 일이다. 애리얼은 내가 어릴 적 가장 좋아하던 공주 중 하나였다. 마치 내 꿈이 이뤄진 것만 같아 행복하다"고 말했다. 또 "원작처럼 빨간 머리로 영화에 등장하냐"는 질문에는 "잘 모르겠다. 영화를 본다면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번 논란은 지난 4일 인어공주 실사영화 주인공 역에 할리 베일리가 캐스팅됐다는 소식과 함께 시작됐다. 캐스팅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은 "베일리는 애리얼역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캐스팅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인어공주 원작 애니메이션에서는 애리얼이 '빨간 머리 백인'으로 그려졌다. 원작을 파괴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온라인에서는 '#나의 애리얼은 이렇지 않아'(#NotMyAriel)라는 해시태그를 달아 할리 베일리 캐스팅을 반대했다.

이에 '인어공주' 실사영화 메가폰을 잡은 '시카고'의 롭 마셜(59) 감독은 베일리에 대해 "눈부시게 아름다운 목소리는 물론 정신, 열정, 순수함, 젊음 등을 모두 보유한 드문 인재"라고 캐스팅 이유를 설명했다.

감독의 설명에도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디즈니가 나섰다. 디즈니는 산하 채널 '프리폼'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애리얼이라는 캐릭터는 가상의 인물이다. 모두 이를 알고 있다. 그런데도 여러분은 할리 베일리가 원작과 닮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문제 삼고 있다"고 직설적으로 꼬집었다.

특히 인어공주의 원작자는 덴마크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덴마크인이 흑인일 수도 있다. 덴마크 인어들도 흑인일 수 있다. 흑인 덴마크인과 인어가 유전적으로 빨간 머리를 갖는 것도 가능하다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 이렇게까지 말했는데도 '인어공주 하면 연상되는 이미지가 아니다'라는 이유로 베일리의 캐스팅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오 저런…그건 당신의 문제"라고 맞섰다.

디즈니의 대응 이후 논란은 점차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실사판 인어공주에는 베일리 외에도 왕자 '에릭' 역에 '원디렉션'의 해리 스타일스(25), 악역 '우슬라'에 멀리사 매카시(49)가 캐스팅됐다. 하비에르 바르뎀(50)은 '애리얼'의 아버지 '트리튼 왕'으로 출연한다. 제작은 2020년 4월 들어갈 예정이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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