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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 44대1, 공사 49대1 인기 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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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육군사관학교와 공군사관학교의 신입 생도 모집 경쟁률이 사상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난은 물론 경찰대의 인기하락에 따른 반사이익 등이 겹쳐 사관학교가 전성시대를 맞이했다는 말이 나온다.

취업난에 입학 경쟁률 사상 최고 #경찰대 학비 지원 축소도 영향

역대 최고 육사·공사 생도 모집 경쟁률.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역대 최고 육사·공사 생도 모집 경쟁률. 그래픽=심정보 shim.jeongbo@joongang.co.kr

6일 육군에 따르면 2020학년도 육사 생도 80기 선발 1차 시험 경쟁률이 개교 이래 최고인 44.4대 1로 나타났다. 330명 모집(남자 290명·여자 40명)에 1만4663명이 지원한 결과다. 육사 경쟁률은 2015년 18.6대 1, 2016년 22대 1, 2017년 31.2대 1, 2018년 32.8대 1, 2019년 34.2대 1로 꾸준한 상승 추세다. 육군 관계자는 “학령인구(6~21세) 감소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보다 지원자가 3382명 증가했다”며 “3년 연속 지원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2018학년도와 2019년도 각각 85.3대 1과 78.1대 1을 기록한 육사 여생도 경쟁률 역시 111.2대 1로 크게 올랐다.

사관학교 전성시대는 공군사관학교도 마찬가지다. 공사의 경우 2020학년도 72기 사관생도를 215명 모집하는 데 1만480명이 몰려 48.7대 1을 기록했다. 공사는 내년 남성 사관생도 193명을 모집할 예정인데, 7835명이 지원(40.6대 1)했다. 여생도는 22명 모집에 2645명이 지원해 경쟁률 120.2대 1을 기록했다. 남녀 경쟁률 모두 역대 최고다.

반면, 해군사관학교와 국군간호사관학교(국간사)는 경쟁률이 지난해 보다 다소 떨어졌다. 2020학년도 170명 정원의 해사 생도 모집에는 4263명이 지원해 25.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8년과 2019년 해사 경쟁률은 각각 39:1, 38.5:1을 기록한 바 있다. 2018학년도 50대 1, 2019학년도 47.7대 1을 기록한 국간사는 44.3대 1로 집계됐다.

이처럼 해사와 국간사의 경쟁률이 지난해 수준이거나 다소 낮아진 것은 전형 방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해사의 경우 지원동기와 학업활동 등을 기술하는 자기소개서를 지난해까지는 2차 시험 응시 전 제출토록 했으나, 올해부터는 원서접수 단계부터 작성하도록 규정을 바꿨다. 국간사 역시 올해부터는 원서 접수 시 ‘지원동기 항목’을 추가 기입토록 했다. 허수 지원을 막겠다는 취지였다.

최근 사관학교 경쟁률이 고공 행진을 하는 이유로는 청년 취업난이 우선 꼽힌다. 사관학교의 경우 졸업후 전원이 장교(소위)로 임관하는 등 진로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특히 사관학교와 경쟁관계였던 경찰대의 인기가 사그라들면서 반사이익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경찰대는 지난 3월 ‘경찰대학의 학사운영에 관한 규정’을 공포하고 학비 전액 국비 지원제도 개선, 남성 졸업생들의 군 전환복무 폐지 등 각종 혜택을 축소하고 있다. 여기에 2018학년도부터 이들 특수학교(4개 사관학교와 경찰대) 1차 시험이 같은 날 치러져 중복 지원이 불가능해졌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와 맞물려 2019학년도 57.3대 1을 기록한 경찰대 모집 경쟁률은 2020학년도 47.5대 1로 떨어졌다.

이근평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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