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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케 논란' 이해찬···바른미래 "물러나라" 민주 "국산 청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제10차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제10차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 명단)에서 배제 조치한 전날(2일) 점심에 일식당에서 사케를 마셨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해당 일식당은 “일본 제품은 판매하지 않으며 이 대표가 마신 것도 사케가 아닌 국산 청주”라고 3일 해명했다.

“해당 일식당엔 사케 안 팔아… #일본 경제보복과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

이 대표의 사케 논란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이후 긴급소집한 당의 ‘일본 경제침략 관련 비상대책 연석회의’에서 이 대표가 “안하무인 일본” “분노를 금할 수 없다” 등 강경 발언을 한 직후 여의도의 한 일식집에 들러 사케를 곁들인 오찬을 먹었다는 보도가 ‘더팩트’를 통해 알려지면서 나왔다.

매체에 따르면 이 대표가 식사한 장소는 일식 코스요리 전문점으로 스시, 생선회 등을 판매한다. 남성 2~3명과 함께 한 시간가량 식사하며 ‘사케’를 반주로 곁들였다고 매체는 전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갔던 일식당에서는 일본제품 또는 일본산 재료를 쓰지 않는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해당 식당 냉장고에는 사케가 없고 국산 청주 여러 종류와 소주, 맥주 등만 놓여있었다고 민주당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표가 드신 것은 사케가 아니라 정종”이라며 “국산 청주를 데워서 준다고 한다. 그리고 해당 식당 식자재 중 일본 제품은 하나도 없다고 들었다”고 했다. 이어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 식자재로, 우리나라 사람을 상대로 영업하는 것 아닌가”라며 국민적 분위기가 일고 있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는 결이 다른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더팩트에 따르면 이 대표의 일식집 오찬과 관련해 민주당 공보국 관계자는 “오늘 오찬은 사전에 잡혀 있던 약속이다. 식당은 대표님이 자주 가는 식당 중 하나다”면서 “우리 당과 이 대표는 일본 정부의 경제침략·보복에 대해서 각성을 촉구하시는 것이지 우리 소상공인들에게 피해를 주려는 것이 아니다. 이번 오찬을 일본 경제보복과 연결시키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고 해명했다.

국내산 청주 마신 이해찬 대표에 ‘국민 우롱’  

이해찬 대표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명단) 배제에 따른 비상대책회의 직후 일식집에서 오찬을 한 것을 놓고 정치권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3일 논평 등을 통해 이 대표의 ‘일식집 오찬’을 비판했다. 무엇보다 이 대표가 오찬에서 일본 술(사케)을 곁들였다는 일부 언론 보도를 집중 부각했다.

이에 민주당은 ‘악의적 선동’이라고 일축했다. 나아가 이 대표가 오찬에서 주문한 것은 일본 술이 아닌 국내산 청주라고 반박하며 야당의 문제 제기에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바른미래당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 직후 일식집을 찾아 사케를 마신 것으로 드러났다”며 “국민 우롱도 정도껏 하라”고 비판했다.

김정화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일본의 조치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말한 이해찬 대표, 사케까지 곁들인 식사는 하고 싶었는가”라며 “말 따로, 행동 따로 '믿지 못할 민주당'은 이율배반의 극치를 보여주는 집권당의 실체가 아닐 수 없다”고 전했다.

이어 “악화일로인 경제로 고통스러워하는 국민의 소리는 들리지 않는가”라며 “몰랐다면 무능의 극치, 알았다면 위선의 끝판왕”이라고 밝혔다.

자유한국당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사케 논란과 관련해 “청와대와 민주당은 연일 반일·항일을 외치고 국민에게는 고통조차 감내하라고 말하면서 정작 본인들은 이렇게 이율배반적일 수 있단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김현아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을 내며 “모두가 힘을 모아도 어려운 이때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이해찬 대표는 일본이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한 바로 당일, 일식집에서 그것도 사케까지 곁들이며 회식을 했다고 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 원내대변인은 “진주만을 공격한 일본이 이제 한국경제를 침략하고 있고, 안하무인 일본에 분노를 금할 수 없으며 지소미아 폐기까지 생각해 볼 것이라고 한 장본인이 누구인가. 바로 이해찬 대표”라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차라리 일본에 분노한다고 하지나 말아라. 앞에선 반일 감정을 부추기며 뒤로는 일본 술을 음미하는 한심한 작태에 국민의 분노와 불신은 커질 뿐이다. 국민은 이해찬 대표의 황당한 코미디를 보고 웃어야 할지 화를 내야 할지 망설여진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서재헌 상근부대변인은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의 논평이 나온 직후 “기자가 (일본산 사케인지) 확인하지 않았고, 두 사람(김현아·김정화 대변인)이 목소리를 높인 그 ‘사케’는 국내산 청주”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내산 청주는 국내 수많은 일본식 음식점에서 ‘잔술’과 ‘도쿠리’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우리 국민들이 명절날 제사상에도 올리고 있다”고 했다. 그는 또 “두 야당 대변인의 비난은 국내산 청주를 ‘사케’라는 이름으로 파는 일본식 음식점 자영업자들에게 상처를 입히는 경솔한 발언”이라며 “왜곡된 사실을 확대 재생산하는 악의적 국민 선동에 불과하다”고 했다.

또 “두 사람(야당 대변인)의 논리는 일본식 음식점을 운영하는 우리국민은 다 망하라는 주문밖에 되지 않는다”고 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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