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취풍기는 "영남의 생명수"|「4천만의 젖줄」5대강이 죽어간다(4)|낙동강|공·농업용수로도 부적합|여름철 짐단피부병 일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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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낙동강상류의 많은 도시에서 쏟아내는 생활하수와 페수가 제대로 정화되지 않은채 흘러드는 낙동강은 강물이 검붉은 물로 변해 농업용수로도 사용하기 어렵습니다.』금호강이 낙동강과 합류하는 경북달성군다사면과 화원면·화원유원지일대 강물은 대구시에서 1일 생활하수 59만1천6백t과 공장페수 10만1천4백31t등 69만3천31t의 각종 페수로 시커멓게 썩어가 악취가 코를 찌른다.
영남인의 젖줄인 낙동강이 병들어가고 있는 현장이다.
물의 신선도를 나타내는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는 화원유원지 하류인 고령군 고령교에는 82년 11·7PPM, 84년 11PPM, 86년 14·1PPM, 현재 20·5PPM으로 물이 최근 몇년사이에 급속도로 오염돼 공업용수나 농업용수사용 적정기준치인 BOD 8PPM을 무려 2·5배나 초과한 죽음의 물로 변하고 있다.
『강변 모래밭이 시커멓게 변하고 여름가뭄때는 유수량이 줄어들어 악취가 코를 찌르고 고기도 안살아요.』
낙동강변인 화원유원지에서 2O년동안 생활을 해왔다는 김만덕씨(40·경북달성군화원면성산동) 는 생명수인 낙동강의 오염을 안타까워했다.
예로부터 명산대천으로 이름났던 경북달성군다사면·화원면등 2개면의 문전옥답은 농업용수원인 낙동강물과 금호강물의 오염으로 주변농토가 척박한 땅으로 변해 농작물 피해는 물론 농사철이면 주민들이 집단 피부병에걸려 고통을 당하기 일쑤다.
이 일대 농가 1천4백여가구 주민6건여명은 70년 중반부터 전체경지면적 37·85평방km중 72·1%인 27·3평방km가 낙동강물을 농업용수로 이용하는 바람에 잡초조차 자라지 못할 정도로 황페해가고 있다고 한숨이다.
주민들증에는 페수에 중독돼 손발이 가렵고 다리에 물집이 생기는 만성피부병환자가 현재에도 50여명이나 된다.
낙동강상류에 있는 구미공단으로 들어가는 낙동대교아래 강물도 갈색으로 변해있다.
귀옥대교상류에서 낙동강으로 버려지는 페수는 하루평균 생활하수 35만4천1백65t과 공장페수 12만1천5백36t, 가축페수 9천47t등 모두 46만4천2백48t에 이른다.
상류지역에 하수종말 처리시설을 갖춘 곳이 10개 시·군중 한곳도 없다는 사실은 강의 오염을 가속화시키는 단적인 예다.
영풍·상주·구미지역에서 성업중인 강변음식점·여관등 1백77개업소와 10개의 가두리양식장은 음식물찌꺼기와 각종 오물을 그대로 강으로 흘려보내고 구미공단 입주업체 2백50여개 공장에서 쏟아내는 공장페수와 18만 시민의 생활하수가 하루 10만여t에 이른다.
낙동강상류의 유일한 구미시 하수처리장마저 용량부족으로 폐수의 30%인 3만여t을 그대로 흘려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때문에 구미대교아래 강물의 BOD는 80년 5PPM, 82년 3·4PPM, 86년 2·3PPM, 현재 3·2PPM으로 해가 갈수록 수질이 나빠지고 있다.
2백30만 대구시민들의 식수 65만t 가운데 30만t을 공급하고 있는 달성군다사면강정취수장부근 강물은 구미에서 하류로 훌러내리는 동안에 강의 자정기능으로 BOD가 3·2PPM에서 2·5PPM으로 떨어져 2급수준의 식수원을 간신히 유지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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