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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산고 운명 가를 교육부 위원회 오늘 열린다

중앙일보

입력

전북 상산고 학부모들이 17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교육부에 전북도교육청의 자사고 자사고 지정 취소 결정에 대해 부동의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전북도교육청의 기준점수가 타 시도보다 10점 높은 80점인 것에 대해 항의했다. [뉴스1]

전북 상산고 학부모들이 17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앞에서 교육부에 전북도교육청의 자사고 자사고 지정 취소 결정에 대해 부동의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학부모들은 전북도교육청의 기준점수가 타 시도보다 10점 높은 80점인 것에 대해 항의했다. [뉴스1]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위가 취소될 위기에 놓인 전북 상산고의 운명이 이르면 이번주 결정된다. 교육부는 25일 상산고의 자사고 지위 취소에 대해 동의 여부를 결정할 '특수목적고 지정위원회'를 연다. 상산고와 함께 전북 군산중앙고, 경기도 안산동산고의 자사고 지정 취소 동의 여부도 같이 논의한다. 결과는 이르면 26일, 늦어도 29일 발표된다.

25일 교육부 지정위, 상산고 자사고 지위 최종 결정 #발표는 이르면 26일, 늦어도 29일 공개

세 학교 중 가장 이목이 집중된 곳은 상산고다. 상산고는 전국에서 지원자를 받아 신입생을 선발하는 전국단위 자사고다. 강원도 민족사관고, 서울 하나고 등과 함께 전국 최상위권 학생들이 모이는 명문고로 꼽힌다. 올해 시·도 교육청에서 재지정평가를 받은 전국단위 자사고는 모두 5곳인데 유일하게 상산고만 탈락했다.

상산고 측은 전북교육청의 자사고 재지정 평가가 부당하고 위법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한다. 올해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진행한 11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10곳이 교육부 권고대로 평가 기준점수를 70점(100점 만점)으로 설정했지만, 전북교육청만 80점으로 올렸다. 상산고는 79.61점을 받아 탈락했다.

또 상산고는 전국에서 학생을 모집해 선발하는 자사고로,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 의무 조항이 적용되지 않는 학교다. 하지만 전북교육청은 재지정 평가를 하면서 '사회통합전형 대상자 선발'을 평가 지표에 넣었고, 상산고가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며 1.6점(4점 만점)을 줬다.

이날 열리는 교육부 지정위에서도 전북교육청이 상산고를 평가할 때 기준 점수, 평가 지표와 항목 등에 절차상 문제점이 없었는지 집중 규명할 것으로 보인다. 지정위는 교육부 장관 자문기구 성격으로, 교육부 소속 공무원과 현직 교원 등 교육계·시민사회 인사 등 10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상산고 등 3개 학교의 지정취소 동의 여부에 대한 최종 심의를 진행한 뒤 교육부 장관에게 결과를 보고한다.

자사고 지정 취소 위기에 처한 전주 상산고가 20일 교내 강당에서 2020학년도 신입생 입학설명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자사고 지정 취소 위기에 처한 전주 상산고가 20일 교내 강당에서 2020학년도 신입생 입학설명를 열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어떤 선택을 하든 상산고를 둘러싼 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교육부가 전북교육청의 편을 들어 상산고의 자사고 지위를 취소할 경우, 상산고 측은 교육부의 동의가 확정되면 즉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과 행정소송 등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상산고는 지난 20일 중3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입학설명회를 열고 "자사고 취소될 가능성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설령 교육부 장관이 자사고 취소에 동의하더라도 소송을 해 3심제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자사고 자격이 유지된다"고 말했다.

교육부가 '부동의' 결정을 내려 상산고를 구제하면, 전북교육청과 대립해야 한다. 김승환 교육감은 앞서 “만약 교육부가 동의하지 않으면 권한쟁의 심판(국가 기관 간에 혹은 국가기관과 지방자치단체 사이에 권한다툼이 있을 때 헌법재판소에서 가리는 절차)을 신청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 등 장외 여론전도 치열하다. 정운천 바른미래당 의원을 포함한 국회의원 151명은 지난 18일 "교육부 장관은 상산고 지정 취소 신청에 부동의해야 한다"는 요청서를 제출했다. 이에 교사단체인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이들 국회의원 151명을 직권남용으로 고발했다.

이에 대해 김성근 교육부 학교혁신지원실장은 "자사고 존폐에 대한 입장은 모두가 다를 수 있다"면서 "교육부는 정치적·정무적인 움직임에 흔들림 없이 공정한 조정자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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