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말라야 14좌' 최초 완등 메스너 가족 25명과 함께 8125m 오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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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세계 최초로 8000m 이상 고봉 14좌를 등반한 이탈리아의 산악인 라인홀트 메스너(62.사진)가 이번엔 가족 25명을 이끌고 히말라야 낭가파르바트 산에 오른다. 더 타임스는 메스너가 네 살배기 딸 아나를 포함한 가족과 함께 낭가파르바트 산에 오를 예정이라고 13일 보도했다.

낭가파르바트는 파키스탄 카슈미르에 있는 히말라야의 고봉 중 하나다. 높이는 8125m로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초모랑마)의 8848m보다 낮다. 그러나 정상까지 4500m의 깎아지른 절벽이 있어 세계에서 가장 험한 산으로 꼽힌다. 수직에 가까운 경사 때문에 정상 주변에 눈이 쌓이지 않아 '벌거벗은 산'으로도 불린다.

독일계로 이탈리아 남티롤 지방에서 태어난 메스너는 불가능에 도전하는 산악인으로 이름을 날렸다. 1980년 세계 최초로 보조 산소 없이 혼자서 에베레스트에 올라 '자살미수자'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을 얻을 정도다.

이렇게 용감한 메스너에게도 낭가파르바트 산은 그냥 단순한 산이 아니다. 1970년 같이 등반한 동생 귄터를 눈사태로 잃은 산이기 때문이다. 당시 산악계로부터 자신의 야망 때문에 동생을 희생시켰다는 비난도 받았다. 그래서 네 살배기 딸을 포함한 가족들과 함께 이 산에 오르는 것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탈리아 소아과의사협회 브루노 투치 회장은 "네 살짜리 아이가 겪기에는 너무 힘든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메스너는 "가족 전원이 정상까지 가는 것은 아니고 대부분 4200m 베이스캠프까지만 갈 예정"이라며 "나이가 어릴수록 고산 지대에 적응을 잘한다"고 반박했다.

강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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